크낙새를 찾아서
해가 지겠다고 저 물결 넘어
바닥으로 뚝 떨어져 버리겠다기로
너와 나 예까지 와서
속엣말 다 해버리지 말자
새끼별 하나도 제대로 키우지 못할
이 헐거운 노을 앞에서
그름 태워 바람 일듯
깃발 옷깃에 달고
일천구백 걸음으로
아산에 올라
부르고
불러 보는 이름아
저 바다 출렁대는 고래
꼬리를 보라 그 고래의 수염
잡아 뜯는 멸치 이빨이며
저마다 반짝이는 모래밭에
깃털 떨 구고 돌아간
갈래 갈매기들
못 가진 것 그 끝에서도
눈썹 달 한 주름 거머쥐고 겨우
바닷물 뒤 흔들며 비린내로
달려와 개어져야 할 물 때
배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너만 혼자 빨갛게
갯벌 넘어
구십 마장 멀리 지겠다하면
밤새 휘몰아 칠
물기둥 아홉 굽이
시 : 김형오 (적성 지북 출신)
저작권자 © 열린순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