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의 목적
상태바
배지의 목적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3.29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선 후보자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7명의 예비후보가 난립했던 것이 불과 한 달 전의 일인데 어느새 4명의 후보로 좁혀졌다. 유력주자로 꼽히던 이용호 예비후보는 이강래 의원에게 경선패배의 고배를 마셨고 임근상 후보는 이미 김재성, 류정수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킨 후 강동원 후보를 밀어주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3명이지만 당선가능성이 거의 없는 새누리당 후보를 제외하면 사실상 2파전이다. 3선 의원의 현역프리미엄과 반 이강래 전선의 대결은 도내서도 뜨거운 감자가 됐다.

돈 살포 파문에 이어 한때 공천보류까지 됐던 이 후보는 조직을 정비하며 다시 표몰이 준비를 끝냈고 강 후보는 후보단일화로 기세가 상승한 만큼 기어이 역전하겠다는 의지다. “질 거라는 생각으로 선거운동 해 본 적이 없다”는 한 후보 지지자의 말은 “죽더라도 유세차 앞에서 죽겠다”는 다른 후보 지지자의 말과 통한다.

이렇듯 후보들과 열성지지자는 죽기 살기인데 정작 주민 반응이 시큰둥한 것은 의외다. 지난해 치러진 군수 재선거와 달리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군수 선거 당시 지지후보가 다르다는 이유로 어제의 이웃이 오늘날 남이 됐다는 얘기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지만 국회의원은 두 후보 모두 남원 사람이어서인지 지지후보가 달라도 그러려니 한다. 시기적으로 농번기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고 지역사회가 양분된 내상을 치유하기 위한 의미로 볼 수도 있겠지만 기자가 보기에는 ‘우리가 만들어간다는 생각이 덜 들어서’이지 싶다.

여기에는 후보들의 책임이 크다. ‘표’를 얻기 위한 정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배지’ 달기에 집착한 결과다. 선관위 홈페이지에 올라온 후보 공약 일부에서는 이미 군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버젓이 올려놓은 경우도 있었다. 사업 입안 과정에서 도움을 줬다면 선거기간 중 어떤 식으로든 장내에 회자되어야 함이 맞지만 조용하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는 배지를 달아야 한다’가 먼저가 아니라 ‘배지를 달면 무엇을 하겠다’의 식이면 그 후보는 볼 것도 없다.

이제는 주민이 요구할 때다. 어떤 지역을 만들어달라고 군수 후보에게 요구했다면 어떤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총선 후보에게 말하자. 국가의 중ㆍ대사를 담당할 이들에게는 최대한 어려운 요구를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