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34) 불행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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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34) 불행은 어디에서 오는가?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2.04.1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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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年未百常懷千年憂(생년미백상회천년우) 백년도 못 살면서 천년 근심을 안고 산다.

사람은 무에서 태어나 무로 돌아간다. 태어나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을 생이라 하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간 것을 죽음이라 한다. 인생이란 말하자면 백년 미만의 여행을 하는 것이다. 여행을 하려면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먹고 입고 자고 쉬고 놀기도 하고 품위 유지도 해야 하고 체통을 지키기 위해 약간의 명예와 직위도 필요하며 그래서 돈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몸과 마음의 가방에 넣고 백년이 못된 여행을 하는데 어리석은 사람은 천년의 짐을 싸서 가지고 간다. 바라는 것이 많을수록 챙겨야 할 짐이 많고 짐이 무거울수록 당연히 몸과 마음이 지치고 스트레스에 의해 속은 좁아지고 남을 대하는데 여유가 없어진다.

현명한 사람은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분별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만 챙겨 짐을 줄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유쾌한 여행을 하니 心無物慾則秋空霽海(심무물욕즉추공제해)[채근담] 물욕이 없는 마음은 비 개인 후 바다의 가을 하늘이다. 사리를 잘 분별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맑고 밝아야하고 마음이 밝고 맑기 위해서는 마음이 비어 있어야 한다. 마음속에 탐욕과 사치, 증오, 불안, 불평, 슬픔, 우울에 의한 편견의 구름이 끼어 있으면 마음의 창은 어두워지고 어두운 마음은 사리를 올바르게 분별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과 영혼이 고상한 현자일수록 검소하여 무소유를 지향한다.

貪得者 分金恨不得玉 封公怨不受侯 權豪自甘乞  (탐득자 분금한부득옥 봉공원불수후 권호자감걸개)[채근담)

이득만을 탐내는 자는 금을 주면 옥을 주지 않음을 원망하고 정승을 시켜주면 왕의 자리를 주지 않음을 원망하니 권세와 호사의 단물을 빨아먹는 거지이다. 탐욕은 마음을 외물 즉 부귀영화에 종속시키는 데서 비롯된다. 탐욕은 마음과 몸을 죽이는 미끼이다. 재앙이 사람을 속이는 수법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미끼이고 탐욕스런 사람일수록 미끼에 잘 걸려든다. 이익 때문에 마음을 바꾸는 사람을 소인이라 한다. 옳지 않는 이익을 위해 몸을 주는 사람을 천한 사람이라 하고 마음을 주는 사람은 더욱 천한 사람이다. 마음은 인간 존엄성의 핵심이다. 소인은 옳지 않은 이익에 자신을 주어 사치를 구하고 큰사람은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검소를 지향한다. 탐욕은 몸으로 하여금 더 많은 일을 요구하고 마음으로 하여금 더 많은 신경을 쓰게 해 쉴 틈을 주지 않고 지치게 한다. 탐욕이란 필요이상을 욕심내는 것을 의미하며 남의 몫을 욕심내고 남을 원망하며 사회정의를 어지럽히고 자신과 남의 불행을 만들어낸다. 여행에서 짐은 마지막이 가까이 올수록 줄어들어야 하는데 어리석은 탐욕은 짐을 내려놓을 줄 모르고 힘들어한다. 하지만  길을 잘 아는 사람은 필요한 외의 짐은 다른 사람을 위해 내려놓고 가볍게 간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길을 무거운 짐을 지고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爲道日損(위도일손)[노자] 길을 잘 알고 가는 자는 날마다 덜고 간다. 탐욕은 불필요한 짐을 짊어지고 가게 하여 삶을 지치게 하는 원인이다.

욕구가 크고 많을수록 마음의 부담인 짐은 더욱 더 무거워진다. 명예, 지위, 권력, 인기, 돈 등 남보다 더 큰 명예,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권력, 더 높은 인기, 더 많은 돈, 더욱 큰 존중과 총애를 받고 싶은 욕구는 그것을 얻기 위해 고심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걱정하며 그것을 얻으면 잃을까 또한 근심 한다. 즉 갖기 위해 걱정하고 가지면 잃을까? 근심하고 잃으면 분노하고 슬퍼하며 남을 원망한다.

奢者富而不足 何如儉者貧而有餘(사자부이부족 하여검자빈이유여)[채근담]

사치하는 사람은 부자라도 부족하니 어찌 검소한 사람이 가난해도 여유 있는 것 같으랴.

사치하는 사람이 만족을 모르는 것은 자신에게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건강하고 넉넉한 마음임을 모르고 마음 밖에서 만족을 구하기 때문이다. 富 부자 '부'의 글자는 宀 집 '면', 一 한 '일', 口 입 '구', 田 밭 '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몸을 의지할 집과 먹고 살 밭이 있으면 부자란 뜻이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보존할 수 있다면 부자인 것이다. 부란 만족을 아는 마음속에 있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마음이 빈궁하면 가난한 것이다. 마음 밖의 것으로는 마음은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사치할수록 짐은 무거워 지고 검소할수록 짐은 가벼워진다. 아무리 가져도 부족한 것은 소유가 곧 짐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무소유의 의미와 편안함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

글: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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