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호 발행에 만난 100세 안금임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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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호 발행에 만난 100세 안금임 할머니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5.10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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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는 상징이자 구미마을자랑

▲ 100년의 삶에 대해 미소로 답하신 안금임 할머니

장수비결은 자식의 지극효심
“함경도까지 가서 돈 벌기도”

장수 어른 많은 군에서도 100세를 넘긴 노인은 손에 꼽을 정도로 100세가 갖는 상징성은 크다. 흔히 적당한 일과 규칙적 식사, 그리고 긍정적 자세로 장수 비결이 얘기되는데 100세는 이에 더해 맑은 환경과 무병, 그리고 자녀들의 지극정성이 포함된다.

안금임(100ㆍ동계 구미) 할머니의 장수비결에는 끝까지 부모를 모시고자 하는 자녀의 효심이 있었다.

남원 금지가 고향인 안 할머니는 80여년 전 구미마을로 시집을 온 후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를 모시고 있는 장남 양금섭(78)씨는 어린 시절 기억으로 부모님의 결정으로 함경북도까지 갔다 온 것을 회상했다. 양씨는 “부모님과 3남매가 돈을 벌고자 함경북도까지 가서 4년 동안 살았었다. 당시만 해도 그곳에서는 쌀밥을 떨어뜨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며 “전쟁 통에 몸만 겨우 피해 일주일 걸려 겨우 서울을 왔고 귀향한 뒤로는 먹을 게 없어 생키(소나무 껍질을 벗기면 나오는 하얀 부분)로 연명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안 할머니는 비교적 말수가 적었고 일은 부지런히 했다. 2남3녀를 두어 먹을 것이 많이 필요했지만 살림은 넉넉하지 못했다. 구미마을의 당시 가구 수가 300여 호에 달하는 반면 활용 가능한 농지는 적어 동네 최고 부자가 가진 것도 겨우 10마지기 정도였다. 양씨는 “지금은 젊은 사람 아니면 농사를 못 지을 정도가 됐으니 농사짓는 이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당시에는 생키 벗기러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모른다”며 또 다시 생키 이야기를 꺼냈다. 안 할머니 식성이 가리지 않고 뭐든 잘 먹는 이유이다. 양씨는 “40세 이후로 지금까지 물은 항상 데워서 마셨고 병원을 간 적이 없다. 어머니의 건강을 물려받은 나도 병원을 안 다녀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씨의 성격은 과묵하면서도 불같은 면이 있었다. 특히 자녀 교육에 있어서 이 점이 두드러지곤 했는데 집안에 불화가 일거나 불만이 생기면 바로 수저를 놓고 해결이 될 때까지 금식을 했다. 열흘이 넘도록 할머니가 식음을 전폐하니 자녀들은 어떤 식으로든 머리를 맞대야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자녀들이 부모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조심히 모시는 바탕이 됐다. 학교를 다니지 못해 평생 글을 모르고 살아온 할머니지만 가정교육은 확실히 한 것이다.

구미마을 옛 사람들은 할머니를 지칭해 ‘궁전댁’이라고 불렀다. 양씨 설명에 의하면 금지에서 왔다고 해서 ‘금지댁’으로 불리던 것이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그를 궁전댁이라 부르던 사람은 이제 동네에 거의 없다. 구미마을 유일의 100세 어르신인 안 할머니는 동향에서 같은 동네로 시집온 한 할머니와 특히 친했다. 일하느라 노는 재미를 몰랐지만 출연자 중에 누가 어떤 상을 받는지 맞추는 재미에 빠진 아들과 노래자랑을 즐겨 본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노환과 함께 청력이 급격히 나빠져 의사소통에 지장이 생겼다.

안 할머니의 장수에는 부모를 극진히 모신 양씨 부부의 공이 크다. 양씨는 “늙은 부모를 병원에 보내는 것은 싫다. 큰 아들이라고 반드시 모셔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향에서 평생을 같이 살아온 어머니기에 고생은 돼도 끝까지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스스로 아쉬운 점이 없다고 자부할 정도로 정성을 다한 그는 얼마 전 군에서 치러준 100세 잔치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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