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내비게이션…“주소 찾아 5분이면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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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내비게이션…“주소 찾아 5분이면 오케이”
  • 윤덕환 기자
  • 승인 2012.05.10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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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방방곡곡 이야기 (1) 장재수 순창우체국 집배원

▲ 장재수 집배원이 우편물을 지역별로 구분하고 있다.(위) 우체통을 정비하고 있는 김효연 과장과 장 집배원(아래)

우체국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세대마다 떠오르는 단어가 다를 수 있다. 편지, 우표, 택배, 고지서, 빨간 오토바이, 빨간 제비, 쇼핑 등등. 요즘은 택배와 고지서라는 말들이 많다. 손 글씨로 또박또박 쓴 정감 있는 편지들은 보기 드물어지고 이를 대신한 핸드폰과 이메일에 밀려난 지 오래이다. 주문 후 다음날이면 집에서, 직장에서 택배로 받아 볼 수 있는 시대, 자동이체가 아니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불청객 같은 다양한 고지서들이 현재를 말해주고 있다. 이마저도 고지서 대신 이메일과 문자가 대신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집집마다 일일이 집배원들이 오고간다는 사실이다. 전국 방방곡곡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오토바이와 택배차량이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우체국 집배원들을 통해 우리네 삶과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다. 그들 집배원의 시각을 통해 우리들 삶의 모습을 다시금 들여다보고, 따뜻하고 재미난 또는 슬픈 이야기들을 군내 집배원들을 통해 군민들에게 전해 보고자 한다.

고객의 전화를 받자마자 5분여의 시간이 지나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읍내 변두리 외진 곳이건 골목 복잡한 곳의 주소지이건 어떤 곳이든 5분이면 오케이(OK)이다. 읍내 기준으로 5분여의 시간 소요라고 한다면 동종업계에서는 매우 빠른 시간이라고 말한다. 보통 이정도 시간 내에  주파하려면 5년 정도가 걸리지만 주인공은 2년 만에 섭렵했다. 물론 자신의 주장이 아닌 동료들의 증언이다. 이 증언의 주인공은 바로 순창우체국에 근무하고 있는 장재수(33) 집배원이다.

장 씨는 청원경찰 5년을 거쳐 2006년 상시 집배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우체국에 방문하기 힘든 고객은 우편물을 대신 접수해주고, 급한 물건의 경우 퇴근시간 이후에도 직접 전화하여 배달을 해준다. 고객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배려한다는 그는 친절 서비스 관련 표창장을 2002년, 2008년 두 번이나 받은바있다.

과거를 회상하며 어려웠던 용역경비시절이 오히려 약이 되었다는 장씨는 “출ㆍ퇴근 할 때나 우편물을 배달할때마다 집과 주소를 외우려 노력했다”며 “요즘 대부분이 고지서, 통지서, 독촉장 배달 비중이 늘어 난처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따뜻한 우편물이 많아졌으면….

가끔 뉴스를 보면 우체통 안에 쓰레기와 지갑, 신분증 같은 분실물만 나온다는 보도를 본적 있을 것이다. 이처럼 궂은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우체통이지만 전국적으로 매년 1000여 개씩 줄어들고 있다. 한 달 이상 우체통 안에 우편물이 없으면 철거하기도 한다.

이를 반영이나 하듯 손으로 예쁘고 멋있게 쓴 편지와 함께 새롭게 발행된 우표를 사기위해 줄을 섰던 진풍경도 이제 옛말이 되었다. 어쩌다 가끔 손으로 쓴 편지를 보고 놀라거나 부러워하는 모습들을 본다. 이는 흔하게 볼 수 없다는 이유와 정감의 교류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장씨는 “한번은 자격증을 배달해드린 적이 있는데 좋은 소식이여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고객에게 보내 준 적이 있다”며 “기쁘고 좋은 우편물을 받아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는 덩달아 마음이 즐거워지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다리며 설레어 하던 편지의 추억

반면 고지서와 독촉장 배달 비중이 많은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장씨는 “한 달에 한번 오는 고지서의 경우도 며칠 전 받아 본 것 같은데 또 왔냐며 던져버리는 모습을 보았다”며 “법원 독촉장 배달은 더 심해 미리 고객 성향을 보고 피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장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여름에는 시원한 차 한잔 겨울에는 따뜻한 차 한 잔 대접받으며 재미난 이야기도 나누고 했다”며 “지금은 좋은 소식이 아닌 대부분 납부 고지서라 싫은 소리 안 듣고 오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고 말했다.

손으로 쓴 편지를 기다리며 설렘을 느꼈던, 그리 멀지 않은 옛 추억을 돌이켜 봤으면 한다는 장씨는 “멀리 떨어진 친구, 형제, 자매, 가족에게 기쁜 소식들을 전하고 싶고 더불어 따뜻하고 포근한 정감까지 배달하고 싶다”며 “기다림의 미학이 사라져 가는 지금, 정감의 교류가 다시금 활발해지고 행복한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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