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46) 그래도 우리는 사랑받아야 할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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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46) 그래도 우리는 사랑받아야 할 존재이다.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2.05.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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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김형경 저. 「사람풍경」

신록의 쟁반 위에 쏟아놓은 아이들은 잔디운동장을 하얗고 파란 모자로 나눈다. 아이들의 함성과 아우성, 뜀박질의 대가로 점수판의 숫자를 높여가며 운동회는 익어가는 중이다. 유치원이나 저학년들의 엄마가 대부분인 학부모들은 사진을 찍고 아이를 지켜보면서 놀이에도 열심히 참여한다. 아이는 그런 엄마가 힘이 되는 모양이다. 3등이라고 찍힌 손등을 보이면서도 자랑스러워 한다. 오월의 신록 속에 펼쳐진 운동장에는 사람들 풍경이 싱그럽다.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정신분석을 받은 일과 혼자 여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저자는 그것을 통해 예전보다 편안하고 배짱있게 살게 되었다고 한다. 해외 여행기 형식을 빌어 문학적 향기까지 느낄 수 있는 이 책은 인간이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사랑, 분노, 우울, 불안, 공포 등과 같은 기본적인 감정들에 대해서 말하고, 그 기본적인 감정들에게 압도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의존, 시기심, 투사, 동일시, 회피 등에 관해서, 마지막은 그러면 성인으로서 우리가 성취해야 할 덕목인 긍정적인 가치들은 어떤 것들인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정신 분석서이다. 

정신분석가들은 “대부분 세 살까지 형성된 인성과 여섯 살까지 배운 관계 맺기 방식을 토대로 인간은 평생을 살아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99퍼센트 엄마가 만든다”라고 결론지어 말한다. 아이들은 태어나서부터 여섯 살까지가 아주 중요하고, 이 시기에는 특히 엄마와의 애착 관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빙산으로 비유되는 ‘무의식’은 우리가 당당히 맛서면 객관적 근거 없는 유년의 환상에 불과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너무나 거대해서 어찌해볼 수 없는 힘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아기 때 잘못 형성되고 억압되어서 내면의 부정적인 정서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 분노, 우울, 불안, 공포 등 기본적인 감정들은 엄마와의 애착경험이 사랑의 방식을, 애착감정을 박탈당했을 때 분노를,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 주었느냐에 따라 우울을, 엄마의 사랑이 일관되게 제공되었는지가 불안을, 내면에 억압된 감정이 비정상적인 공포를 만든다고 한다.

우리는 자주 심리적 안정을 얻는 방법으로 의존, 시기심, 투사, 동일시, 회피를 사용하지만 그것들도 최초의 의존대상인 엄마와 공감하지 못해서, 젖을 잘 먹이지 않아서, 엄마와 떨어져 지냈기 때문에 유아기에 형성되는 부정적인 정서라고 한다.

저자는 “거짓되거나 위축되지 않는 ‘참자기’로 살아가자. 겉치레나 허위의식을 버리고, 자기몸을 사랑하고, 공감하며, 용기있게, 변화하며, 자기 실현을 적극적으로 성취하자”고 당부한다. 몸과 마음은 긴밀하고 직접적으로 소통되는 하나의 통합된 실체여서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라’는 구절은 왠지 마음에 새롭게 다가온다.

무의식적 경험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크게 좌지우지 한다는 정신분석법은 이후에 수정되기도 하고 정 반대의 주장을 가진 심리학의 등장으로 끝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생이란 모든 정신의 부조화와 갈등을 끊임없이 조절해나가는 과정이다. 얼룩덜룩하고 울퉁불퉁한 존재라서 우리는 더욱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이다.” 우리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감정은 유아기에 형성된 것이고, 인정하여 직면 할 때 조절이 가능한 것이다. 책은 말한다. ‘세상의 엄마들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아주 소중한 사람들이다.’ 유아기인 ‘열린 순창100호’의 어머니는 소중하고도 특별한 여러 독자님들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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