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걱정하던 학교에 아이들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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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걱정하던 학교에 아이들이 몰린다
  • 정기애 기자
  • 승인 2012.05.1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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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과목 외 다양한 체험교육

▲ 탐방을 온 회원들에게 학교설명을 해주는 이항근 교장

▲ 담장을 허물고 군데군데 학교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학교 진입구를 만들어 놓았으며 담장이 있던 자리를 의자로 개조해 쉼터로 만들었다.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고 돌아 앉으면 바로 모둠 수업이 가능하게 자리배치를 했으며, 시멘트 건물이지만 편백나무로 덧대고 한지 벽지를 발라 아이들 건강과 환경도 생각했다. 아이들이 목공시간에 제작한 청소 용구함, 선배가 만든 것을 몇 해 동안 소중히 쓰고 있다.

순창교육희망네트워크 군산 회현중 다녀오다

전북 군산시 회현면 대정리에 위치한 회현 중학교(교장 이항근)는 한 학년에 2개 학급, 전교생이 190명이며 시내에서 버스를 타면 30여 분이나 걸리는 시골학교다. 

이 작은 학교의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공부하며 농촌학교 공교육의 모델로 떠오를 정도로 유명해진 덕분에 도시 아이들이 몰려와 신입생 경쟁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치열하다. 회현 중학교는 올해 신입생 선발 전형에서 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체 60명의 신입생 중 지역 내 학생 39명을 제외한 나머지 21명 모집에 297명이 지원서를 냈다. 그중에는 서울·전주·익산 등 도시에서 온 학생이 많다. 이렇듯 회현중 진학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군산 시내 초등학교에는 도시의 학생들이 미리 전학을 오기도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아이들이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데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순창교육희망네트워크 준비모임(교육희망넷) 회원들이 회현 중학교 탐방을 다녀왔다.  

‘성적’보다 ‘성장’이 중요

한때 학생수가 71명까지 줄면서 폐교를 걱정하던 회현중을 오늘에 이르게 한 주역은 이항근(54) 교장이다. 2007년 3월 수학교사로 부임해 아이들을 가르치다 2008년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 교장에 취임한 이항근 교장은 회현중의 각종 프로그램을 아이들의 ‘성적’보다 ‘성장’이라는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입시 과목 중심에서 벗어나 진로와 인생 설계에 도움이 되는 특성화 과목을 정규수업에 넣어 주 1회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학생들은 진로탐색 교육과 연극(1학년)·생태농업(2학년)·향토문화(3학년) 수업을 받는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방과 후 교육은 다양한 과목을 선택적으로 하고 있다.

이 교장은 “생태수업은 노동과 땀의 소중함, 땅의 정직함을 알게 해 주는 교육이며 방과 후 수업은 아이들이 평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회현중은 지난 2008년 교과과정운영 자율학교로 지정된 이후 입시위주에서 학생들의 인성과 창의성 및 특기역량제고에 교과 과정 초점을 맞추면서 전국적으로 인기 있는 학교로 부상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도교육청이 혁신학교로 지정했다.

건물도 친절해야 한다

회현중은 ‘건물도 친절해야 한다’는 지론으로 학교 공간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만들었다. 학교 현관을 들어서면 아이들의 사진과 꿈, 좌우명을 게시해 놓았으며 학사일정과 아이들 생일이 기록되어 있는 회현 달력이 걸려 있다. 시멘트 건물이지만 교실 벽에 편백나무를 덧대고 한지 벽지를 발라 아이들 건강과 환경을 생각했으며, 수업에 집중할 수 있고 아이들이 돌아 앉으면 바로 모둠 수업이 가능하게 배치한 교실의 자리 배치도 또한 눈에 띄었다. 아이들에겐 아지트와 광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햇살마당이라는 2층 야외 마당을 만들어 놓았고, 복도 곳곳에는 휴식용 의자를 비치해 놓아 아이들이 오가며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복도 양 끝에는 자료 검색 용 컴퓨터를 두어 자유롭게 자료 검색을 하도록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학교 담장을 허물고 군데군데 학교로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진입구는 사람들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게 했다. 담장이 있던 자리를 버스를 기다리거나 쉴 수 있는 의자로 개조, 지역 어르신들도 쉬었다 갈 수 있게 한 배려도 돋보였다.

‘학생수와 주변 잘나가는 학원이 학교의 평가기준은 아니구나!’

탐방을 다녀온 회원들은 회현중의 교육에 깊은 공감을 나타내며 우리지역에서도 이를 공유하고 실천하고 싶다는 바램들을 나타냈다.

안욱환 대표는 “앞으로 학교운영위원으로서 문화, 예술 등 특기적성 교육 강화를 계획하고 좋은 학교 만들기에 노력해야겠다”며 “교육희망넷이 토론(혹은 토크쇼) 등을 통해 좋은 정책을 제안하고 생산하도록 학부모 교육도 함께 추진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일은 작은 변화로 시작하는데, 지역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기특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학교 탐방을 처음 했다는 이정만 회원은 “지금까지 학생 수와 주변에 얼마나 잘 나가는 학원이 있는지가 학교를 평가하는 기준이라 생각했는데 다양한 색깔을 가진 아이들이 동기부여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교육을 하고 있는 회현중은 신선한 자극이었다”며 “우리지역에서도 이를 공유하고 변화를 위해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승기 회원은 “베풀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아이에게 가르치지만 아버지로서 무엇을 해야할 지 갑갑했다”며 “교장이라는 학교의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밝혔다.

우리 지역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교육희망넷은 주로 학부모들이 회원으로 참석하고 있으며 오는 6월 6일에는 순천에 있는 좋은 학교 박람회를 다녀올 예정이다.

참여문의 : 김선영(교육 희망넷 사무장, 010-8663-8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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