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47) 우리는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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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47) 우리는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다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2.05.2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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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최재천 저. 「생명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모심는 철이다.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들녘을 향해 경운기는 큰 고함소리로 달려 나간다. 달리느라 신나는 모양이다. 그러나 갈수록 높아지고 빨라지는 세상 속에서 낮아지고 더디게 가는 것이 농민의 처지 아니던가. 농부들의 애마인 경운기의 고함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농자천하지대본! 농자천하지대본!’이라며 반복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자연을 지배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자인 동물행동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우리는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그저 자연의 일부일 뿐’라고 말한다. “인간과 침팬지가 공동조상에서 분화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600만년 전에 불과하고, 지구나이 46억년을 하루24시간으로 나눠서 비교하면 1분도 채 안되는 그야말로 순간에 창조된 동물이 인간”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잠자리는 중생대의 공룡시대에도 살았었고 당시의 날개는 까치만 했다고 한다. 이 책은 ‘동물들이 사는 모습을 알면 알수록 우리 스스로를 알게 되어 더욱 사랑하게 되리라’는 믿음과, 대중과 과학의 소통을 위하여 쓴 책이다.

인간이 아닌 동물들도 남의 자식을 입양 하고 거짓말을 할 줄 알며, 죽음을 애도하고 동성애를 갖기도 한다. 점박이 하이에나와 말 들은 지위가 높은 암컷의 딸과 자식이 통치권을 물려받고, 개미와 벌의 세계는 인간세계와 같은 복잡한 집단행동을 갖기도 한다. 꿀벌의 춤에는 꿀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와 방향을 알리는 정보가 숨겨져 있다.

갈매기는 남녀평등을 실천하고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금슬 좋은 대표적인 동물이다. 제비의 수컷은 가정적인 아빠이고, 꼬리의 연미복이 길수록 암컷에게 인기가 있다. 고래는 그물에 걸린 동료를 구출하기위해 그물을 물어뜯을 만큼 동료애가 강하다. 대부분의 물고기 아빠는 떠나버린 엄마를 대신하여 집을 지키고, 염랑거미는 새끼에게 자신의 몸조차 희생 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숫 원앙은 믿을만한 남편이 못되고, 타조는 다른 타조의 알과 새끼를 빼앗아 데리고 다닌다. 뻐꾸기는 스스로 둥지도 틀지 않고 다른 새가 잠시 자리를 비울 때 알을 낳고 사라졌다가 새끼가 거의 자립할 때 찾으러오는 얌체중의 얌체이다. 우리 인간이 결코 덜하지 않지만 말벌은 송충이나 메뚜기를 마비시켜서 몸에 알을 낳아 자식들에게 신선한 고기를 먹게 할 만큼 잔인하고, 백로나 하이에나는 형제끼리 싸워서 둘 중에 하나를 죽게 만들어 자신만 살아남으려고 한다. 

 식물이 대부분 암수를 한 몸에 지니고 있는데 반해 동물들은 성의 모습들이 다양 하다고 한다. 동물들의 수컷이 부르는 노래는 모두다 암컷을 향한 사랑의노래 이다. 반딧불이의 불빛도 그렇다. 체외수정을 하는 양서류와 물고기의 대부분은 한꺼번에 많은 자식을 낳는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인 그가 동물의 사는 모습을 알면 알수록 “인간은 실로 대단한 동물임에는 틀림없으나, 왠지 갈 길을 서두르는 동물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이대로 우리가 환경을 파괴하는 생활을 계속 한다면 우리는 진정 ‘짧고 굵게 살다간 종’으로 기록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은 동물도 이러는데 우리도 이래야하지 않느냐고 말 하는 것은‘자연주의적 오류’라고 말하고 그것을 떠나서 인간이 자연의 작은 일부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쓴 반성문이라고 겸손해한다.

야생동물에는 회충을 비롯한 온갖 기생충이 있고 혈관 속까지 원생생물들이 들끓고 있으므로 먹지 말라고 한다. 동물세계에서 부계사회는 없다며 호주제가 낡은 옷이었음을, 세상의 남성들에게 이제는 보호자로서가 아니라 다정한 동반자로서 남성이 되어야함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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