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향기 없는 목단의 전설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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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향기 없는 목단의 전설은 틀렸다
  • 임준식 독자
  • 승인 2012.05.23 0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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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단(모란)은 꽃이 화려하면서도 그 풍염한 모습이 오히려 위풍과 품위가 있는 꽃이라 하겠다. 안정감을 주는 묵은 나뭇가지에 소담스럽게 핀 목단은 차분히 가라앉은, 그러면서도 위엄 있는 꽃 모양이 동양적인 정취를 풍긴다.

난꽃 같은 심오함도 없고 매화 같은 청초함도 없으며 장미처럼 요염하지 않으나 화왕(花王)으로 군림하는 이유는 그 침착하리만큼 여유 있는 모습 때문이다. 그래서 이 꽃을 부귀화(富貴花)하고 하며 꽃 중의 왕으로 손꼽는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목단이 들어온 것은 신라 진평왕 때 태종이 홍자백의 목단그림 한 폭과 함께 보낸 목단 씨 석 되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이 때 아직 공주로 있었던 선덕여왕이 목단그림을 보고 “꽃은 아름다우나 봉접(벌과 나비)이 없으니 필경 향기가 없겠구나”하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씨를 심어 꽃이 피니 과연 향기가 없었으므로 공주의 명민한 선견을 칭찬하였다 하며 전례 없는 여왕의 대통을 계승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단에 향기가 없어 벌과 나비가 앉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전설이다. 목단이 피는 5월이 되면 목단 송이마다 벌과 나비가 가득하다. 향기도 없다 하였는데 이 또한 잘못된 내용으로, 직접 목단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목단은 분명 향기가 난다.

목단은 작약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번식은 씨, 접붙이기, 포기나누기 등으로 한다. 주로 재래종 목단이나 작약을 애목으로 써서 9월에 두 눈씩 붙여 접붙인다. 약 400여 품종이 있으며 꽃의 색깔도 적ㆍ적자ㆍ자ㆍ도ㆍ흑ㆍ백ㆍ황ㆍ혼합색 등 다양하다. 목단은 약재로도 쓰이는데 그 뿌리의 껍질을 지혈ㆍ소염ㆍ진통완화제로 쓰는 유용한 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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