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초ㆍ풍산초 혁신학교 릴레이 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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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초ㆍ풍산초 혁신학교 릴레이 코칭
  • 정기애 기자
  • 승인 2012.06.0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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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혁신학교를 대상으로 도교육청이 지난 4월초부터 실시하고 있는 혁신학교 릴레이 코칭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 군내 혁신학교는 지난달 17일 중앙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지난달 30일, 31일 이틀 연속 순창초등학교(교장 서경종)와 풍산초등학교(교장 권오승)에서 컨설팅이 열렸다.

혁신학교 컨설팅은 도교육청 박일관 장학사, 교육지원청 고송식 장학사 등이 컨설턴트로 참여해 2시간여 동안 이루어졌다. 박일관 장학사는 “혁신학교를 하면서 변화된 점, 애로사항, 바라는 점, 불만, 교육청에 하고 싶은 말 등을 해달라”며 “이 중 제도화 해야 될 부분은 정책수립에 반영하고 개선해야 될 현안문제는 과감히 부서간 협의를 통해 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순창초 혁신학교 컨설팅 현장.

순창초, 혁신학교 3개월 ‘연구와 토론 활발’
체험위주 수업과 학력신장 사이에서 갈등

올해 혁신학교로 선정되어 본격적인 운영은 이제 3개월 남짓 된 순창초등학교는 교사들의 연구와 토론이 활발해지고 체험위주 수업을 많이 진행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등 학교 현장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재미 위주의 수업 방식이 자칫 학력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수도 있어 갈등을 하기도 한다. ‘독서토론 동아리’ 모임을 하며 책을 통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어 좋았다는 한 교사는 “예전에는 자기반만 생각하기 바빴는데 혁신학교로 지정된 이후 전체 학교 변화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생각이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직생활 5년차인 한 교사는 “교과서에서 배운 것을 실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는 체험활동 위주로 수업을 했는데 아이들에게도 중요하지만 교사의 성장을 위해서도 좋았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동안은 아이들 가르치기에 급급했는데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교육을 받는 목적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날 교사들은 혁신학교가 학생들의 수업방식 변화 뿐만이 아니라 교사들의 성장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러나 체험위주의 재미있는 수업 이면에 학력신장에 대한 부담도 늘 따라다닌다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 교사는 “체험위주의 수업으로 아이들이 즐거워 하지만 이런 수업방식이 학교진학에 걸림돌이 될수도 있어 고민이다”며 “즐겁게 수업하는 것과 학력위주 수업 사이에서 중심잡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박일관 장학사는 “체험위주 수업이 당장 학업성취 평가로 나오지 않아도 미래 역량을 길러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달라”면서도 “이런 고민은 학부모와 함께 교사들이 깊이 있는 토론을 거쳐서 해결해 나가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특목고나 유명대학 진학을 원하는 대부분 학부모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교사들은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이후 혁신학교가 확산되고 일반화 되었을때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지적됐다. 박일관 장학사는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앞으로 예산도 점차 줄여 나가고 업무경감을 위한 보조인력이나 표준학교 운영비 등 시스템으로 도입해 도내 모든 학교에 일괄 적용 시킬 계획”이라며 “예산으로 혁신학교를 만들어 나갈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경종 교장은 “애초 혁신학교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순창 일번지 학교가 앞서가야 된다는 생각에 신청하게 됐다” “좋은 제도는 조직원들의 마음이 합쳐져야 잘 될 수 있는만큼 교사들이 합심해 4년 후 순창교육의 중심에 서 있는 순창초로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풍산초, 2년 운영 ‘아이들 활발한 모습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에 교사들 피로도 호소

풍산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가 높아 일찌감치 혁신학교로 선정되어 올해 2년째 운영중이다. 풍산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활발하게 변화된 아이들의 모습을 첫손에 꼽았다. 그러나 지난해 혁신학교로 선정된 이후 많은 프로그램 운영 등 과도한 의욕 탓인지 교사들은 높은 피로도를 호소했다. 작은학교의 특성상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야 하는 부담감도 함께 털어놨다. 

교사들이 학생, 학부모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기가 힘들다는 얘기도 나왔다. “학생, 학부모 얘기를 많이 들을려고 하는데 사람마다 요구가 다르다 보니 학교 행사에 자주 참여하는 학부모 위주로 들어주게 된다. 여기에 일부 학부모가 또 불만을 제기해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 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교사는 방과 후 수업과 돌봄 교실 등 정규수업 외에 프로그램은 학생과 교사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제기했다. “아침 8시 40분부터 저녁 6시까지 정규수업에 이어 방과 후 수업까지 쉴새 없이 돌아가는 수업에 학생들이 지치지 않겠느냐”며 “이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는 기간제 교사를 구하지 못할 경우 교사들이 분담해서 하게 되니 업무가 과중되어 그만큼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오승 교장은 “초기 혁신학교를 하면서 학생도 늘려야 하고, 외부에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어 많은 프로그램은 한꺼번에 했던 것이 선생님들의 마음속에 불만으로 쌓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이런 교사들의 노력으로 풍산초는 더디지만 변화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교사들이 힘든 점은 소통의 문제도 있지만 과중한 업무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는 박일관 장학사는 “풍산초가 행사, 체험활동 등 교사들이 부담을 가질만큼 업무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진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풍산초는 학부모들의 강한 요구로 혁신학교를 시작하긴 했지만 학생, 학부모는 행복한데 교사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교육지원청 등 외부 행사에 참여하는데 작은학교의 고충도 토로했다.

풍산초의 경우 학생들 숫자가 적어 한명이 여러 행사에 중복으로 나가게 되어 교사도, 학생도 부담스럽다는 것. 특히 체육행사의 경우 학생 한명이 정구도 하고 달리기도 하는 등 중복이 많이 되고, 외부행사가 있으면 학생들이 많이 빠져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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