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농촌 일기
상태바
[독자시] 농촌 일기
  • 황의성 시인
  • 승인 2012.06.05 1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익은 보릿고랑 사이로
시큼한 쇠똥 썩은 내음이
송화바람에 날리면

무명베 한 자 남짓 땀 찌든
머리띠 질끈 동여 메고
떡갈잎 나풀대며 산등성이 내려오면

손잽싼 장정들의 박장대소는
어찌그리도 정겨웠던지
한 알의 피로 회복제인들 이만했을고

겨우내 채워둔 괌독의 물거리 단들
덕장 황태들만큼 야무지게 말랐으리
한 단 한 단 곱스레 빼어다

아궁이에 지피면
싱그런 봄 익는 냄새에 취한 누렁이는
큰 눈 꿈벅거리며 침을 좔좔흘렸다

안 부엌 솥뚜껑에 김 오르면
회가 동하는 소리 꼬르륵 꼬르륵
어느새 두 손은 허리띠를 졸랐지

누님이 캐어오신 봄나물에
어머니 손맛이 어우러져
한 양푼 가득이 비벼

온가족
정으로 배를 불리던 시절은
돌아올 수 없는 추억일는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