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마실길 걷기, 여유가 더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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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마실길 걷기, 여유가 더해지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6.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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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마실길 행사는 도내 곳곳에서 찾아온 전북생명의 숲 회원가족이 모여 1박 2일 동안 동계 구미마을에서 진행됐다.

<열린순창>과 함께 걷는 섬진강 마실길 걷기 행사가 4회째를 맞았다. 지난 16일 구미장수회관에는 도내 곳곳에서 온 전북생명의 숲 회원가족이 모여 1박2일 동안 즐기고 웃었다.

생명의 숲 회원들의 방문은 같은 회원이면서 친분을 쌓아왔던 양병완 숲 해설사와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1년에 한 번씩 도농교류사업을 하는 이들은 숲을 느끼고 농촌의 여유를 만끽하고자 행선지를 정했다. 구미장수회관은 숙박이 가능해 가족단위로 소풍을 와도 좋다.

마실길 걷기행사는 당일여정으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만 시간이 넉넉해지니 여유가 더해졌다. 마을지도를 그릴 수 있었고 난타리듬도 제대로 익혔다. 매실을 따서 설탕과 섞으니 가져갈 수 있는 선물도 생겼다. 추억이 많아졌다.

친화력이 좋은 아이들은 서로 만난 적이 없어도 보따리를 풀자마자 어울려 놀기 시작했다. 방문한 34명 중 아이들의 수가 20명에 달해 시끌벅적했다. 이들은 ‘차카게 살자’와 ‘매실’팀으로 나뉘어 여러 경기를 치렀다. 구미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본 사람들은 마을 정자에 모여 마을생태지도를 만들어 내걸었다. 또 열녀비와 남원양씨 중종문서 등을 둘러보며 역사 해설을 들었고 판소리도 배웠다. 난타를 처음 접한 어린이들은 따라가기도 어설펐지만 연습을 거듭하면서 리듬을 익혀갔다. 밤에는 별도로 준비된 놀이를 하며 가족 화합도 이뤘다.

노는 아이를 뒤로하고 바람에 취한 김정숙(51) 전북생명의 숲 사무국장은 “느티나무 아래서 맞는 바람은 돈으로도 못 사는 것이고 개구리 울음소리도 오랜만에 듣는다. 이곳의 바람은 도시에 없는,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주는 바람이다”며 심호흡을 했다. 동생 가족과도 같이 온 김 사무국장은 앞으로 예정된 단체야영 장소로 섬진강 구미마을을 추천하기로 했다.

이튿날 다슬기국으로 맛있는 아침식사를 한 회원들은 매실수확체험에 나섰다. 손이 안 닿는 매실은 흔들면 떨어졌다. 상처가 나거나 노랗게 익은 부위가 있어도 망에 담는 부모와 달리 아이들의 눈은 까다로웠다. 초록빛이 선명하고 과육이 단단한 매실만을 골라 담으니 수량이 따라가지 못했다. 줍기를 멈춘 아이는 “체험이 왜 이렇게 힘드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어 “체험이 곧 막일”이라는 구미마을 사무장의 답이 돌아왔다.

참가자들이 수확한 매실은 곧 1 :1 비율로 황백설탕과 섞였다. 아이들 키가 한 뼘은 더 자라야 먹을 수 있는 매실액은 이제 기다림의 소중함을 알려줄 것이다. 아이들은 길가에 열린 토종 오디의 달콤한 맛에 감탄하기도 했다.

이번 섬진강 마실길 행사에 대해 백지수(전주 서곡초 5년)양은 “부모님과 오빠와 같이 왔고 재미있었다. 상품으로 매실장아찌와 보리고추장을 얻었는데 엄마가 맛있는 요리를 해줄 것이다. 다음에 또 오면 낚시와 다슬기 잡기를 꼭 하고 싶다. 이번엔 그걸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유경환(전주 중인초 3년)군은 “가위바위보 게임으로 선물을 얻어 기분 좋았다. 대나무로 매실 따는 것과 술래잡기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 다른 학교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모인 자리답게 섬진강 마실길 걷기도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섬진강의 수려한 경관이 그들이 탄 버스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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