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그게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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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그게 바로 나”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2.06.1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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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림 청년 ‘김강찬’, 광주광역시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
월등한 실력차로 3년 연속 1위 차지…내년에도 도전할 것 ‘다짐’

▲ 맨 왼쪽이 김강찬씨. 상장과 금메달, 꽃다발을 손에 들고 입상한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한 모습.

“좀 떨리긴 했지만 자신있었어요. 이번에도 우승해서 금메달과 상금을 손에 쥐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준비했어요. 욕심을 내니까 더 집중해서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심사위원들이 실력이 월등히 차이난다고 했을 때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잖아요? 제가 나는 놈이었죠, 뭐(웃음).”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전하는 그는 올해로 스물 다섯, 패기 넘치는 청년 김강찬(25ㆍ구림 월정)씨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강찬씨에게 저런면이 있었나?’, ‘그의 또 다른 면을 보게 되었다’ 등의 속내를 서로 속삭이며 들떠있는 김씨를 바라본다. 대회를 가기 전까지만 해도 걱정이 앞선다며 준비를 많이 못해 실력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할 거라고 고민을 털어놓던 그가 180도 변했다.

자신감에 차 있는 목소리로 상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하는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아닌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컴퓨터 수리, 금메달 3연패 기록

지난 14일 한국폴리텍대학에서 열린 2012 광주광역시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컴퓨터수리직종에 참가한 김강찬씨는 2010년, 2011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를 석권했다. 2년 연속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그가 세번째로 대회에 출전하면서 3연패를 달성할 것인지 가족 및 지인들은 많은 기대를 했었다고 전했다. 김씨도 마찬가지로 반신반의하며 약 보름동안 바짝 준비해 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또 금메달. 3연패의 영광을 안는 주인공이 되었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사단법인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광주지부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김씨가 출전한 컴퓨터 수리 직종 외에도 목공예, 제과제빵 등 22개 직종에서 경쟁이 펼쳐졌다. 각 직종별로 입상자는 해당 직종 기능사 실기시험 면제라는 특혜가 주어지고, 1위의 자리에 오르면 50만원의 상금과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릴 제29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대회였기에 참가자들은 치열하게 실력을 겨뤘다.

평소 컴퓨터와 관련해 모르는 것이 없는 ‘컴박사’로 통하는 김강찬씨는 시각장애 6급에 청각장애를 안고 있지만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컴퓨터에 관한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의 지인들은 “컴퓨터에 이상이 생기거나 모르는 게 있으면 우선 강찬씨를 찾게 된다”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컴퓨터에 집중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씨가 치른 이번 대회는 필기시험 30분, 실기시험 3시간의 제한 안에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제였다. 필기시험은 컴퓨터 시스템의 운영, 조립 및 수리에 관련된 지식을 이론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총 15문항의 문제를 풀어야 했다. 이후 실기시험은 펜티엄 4급 이상의 컴퓨터 시스템을 분해 후 재조립한 뒤 윈도우 엑스피 이상의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의해 컴퓨터가 정상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과제였다. 대회 보름 전부터 피시(PC)정비사 문제집을 풀고 사무실과 집 등에서 컴퓨터를 분해해 케이블을 정리하는 등 실전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는 여유롭게 시험을 치렀다.

2위와 월등한 실력차 선보여

이튿날 열린 시상식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건 김씨는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수상소감을 전하며 “필기시험은 순조롭게 치렀는데 실기시간에 컴퓨터가 갑자기 말썽을 부려 당황했지만 제한시간 안에 제출해서 다행이다.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입상자와 1위 간 월등한 격차를 보였다”며 차이가 많이 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는 심사평을 전했다.

김씨는 “전국대회는 지방에 비해 우승 상금이 엄청 크다. 치열하게 준비해 꼭 메달을 따고야 말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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