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던해서 잘 참아주는 아내에게 가뭄에 콩 나듯 작은 위안이라도 줄 수 있는 것은 아내에게 작은 배려를 실천하는 일이거나, 좋지 않는 습관을 버리고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쉬운 일이지만, 나는 겨우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거실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책이나 물건으로 어지럽히던 습관의 전범(?)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것이 아내를 몹시 기쁘게 했기 때문이다.

“정리는 결코 어렵지 않고, 못하는 사람도 없다. 안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하루의 1퍼센트에 지나지 않는 15분만 투자해도 ‘공간, 시간, 인맥의 정리’를 충분히 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국내 1호 정리 컨설턴트이기도 하다. “책상만 정리해도 업무가 정리되고 업무가 정리되면 퇴근 후의 삶도 달라진다.”고 한다. 나도 거실을 정리하고 나자  집안의 다른 곳까지 관심이 가게 되었는데 한번 정리하면 그 효과가 오래간다는 것도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

그러나 정리는 단순한 청소나 수납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가 말한다. 정리란 어떤 것을 체계화하거나 효과적으로 통제 할 수 있는 기술까지를 말하기 때문이다.

먼저 ‘공간에 대한 정리’를 잘 하려면 사용하지 않거나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는 일이 시작이다. 물건은 종류별로 모으고 제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 필요하고, 공간정리의 핵심은 효과적인 ‘흐름’이라고 강조한다. “날마다 물건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 사용 후에는 물건을 제자리에 둘 것, 일정기간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버릴 것, 필요 없는 물건은 구입하지 않을 것.”등이 우리가 눈여겨 볼 공간정리에 필요한 습관들이다.

‘시간 정리’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일과 불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구분해보는 것이 우선이다. 살아가는 이유인 ‘사명’, 인생의 목표인 ‘비전’, 삶의 태도인 ‘가치’에 맞는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시간은 기업을 경영하듯 ‘기록ㆍ관리ㆍ통합’ 하라고 한다. 일의 우선순위를 매길 것,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할 것과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시간정리를 위해서 매우 유용하다. 시간정리에서 꼭 바꿔야 할 습관은 일을 미루는 습관,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습관,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 습관, 멍 때리는 습관이라고 말한다.

 ‘인맥의 정리’란 좋아하고 필요한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필수적인 인맥, 중요한 인맥, 선택적 인맥으로 정리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가야 세계가 넓어진다. 어떤 사람을 인맥으로 만들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적어보고, 실천에 있어서는 상대방에게는 배운다는 태도로 겸손하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6개월 정도 연락을 하지 않는 사람은 지우고, 대신 소중한 사람에게 더 신경을 쓰는 것이 더 나은 인맥관리의 요령이라고 말해준다.

 “정리는 미루지 않고 매일 해야 한다. 정리는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소중한 것인지 아닌지를 따져보고 불필요한 것, 소중하지 않는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우리 지역 세간에 지위를 가졌던 분들의 삶이 정리가 잘 안 되는 모양이다. 뜨는 태양의 아름다움 못지않게 지는 해는 더더욱 아름다움이 필요한 법이다. 

이완준 문지기쇠 wjun777@daum.net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