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한 줌
상태바
[독자시] 한 줌
  • 이금란 독자
  • 승인 2012.07.19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찔레 꽃 피면 놀러오라고 꼭 놀러오라고 형부의 쓸쓸한 낯빛을 뒤로 하고

개망초 하얀 꽃이 전염병처럼 번지던 그 길

바람 불던 깊은 밤 전화벨소리는 어둠의 등을 할퀴듯 울려 퍼졌지

형부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벨소리의 기억은 아직도 가슴 저릿하게 다가와

정물화처럼 그려져 있는 형부 영정 앞에서 소리 없는 통곡이 차라리

큰 슬픔을 대신할 듯 싶었어

죽음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계초침이 움직이며 서서히 다가오는 것

형부는 봄꽃처럼 그렇게 떠나갔고

형부가 보내온 청매실은 항아리에서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데

언니 홀로 있는 앞마당엔 덩그러니 키 자란 여린 은행잎위로

형부의 한줌 넋은

별들 되어

별빛정원을 이루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