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지역에서 사회적 경제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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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지역에서 사회적 경제란 무엇인가
  • 원용찬 교수
  • 승인 2012.08.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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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여름이니 시원한 바닷가로 시선을 돌려보자. 어느 날 어촌에 커다란 호텔이 들어서자 물고기가 풍성했던 근해는 외지 자본이 독점하고 관광쓰레기로 오염까지 되면서 어민들은 오래된 생업을 빼앗기고 말았다. 마을 젊은이들은 호텔 청소부나 경비로 취직하고 나이든 어른들은 이제 하릴 없이 휴지조각과 빈 병을 주우며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마을 공동의 유산과 바닷가 터전이 외부의 시장논리와 이윤 앞에 파괴되어 버린 것이다.

 

마침내 마을 사람들이 들고 일어섰다. 정부와 호텔사장을 압박하여 바닷가의 공동 점유와 청정권을 회복하고 새로운 마을 공동체 경제를 구상하게 되었다. 먼저 사람들이 죽방멸치가 각광을 받는다는 점에 착안하여 전통 어로작업을 시작하자 옛날 어른들의 지혜와 노동력이 필요하게 되어 다시 모든 마을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뭉치게 되었다. 멸치를 잡고 가공하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발족시키고 판매수익금도 마을 공동기금으로 편입하여 모두가 공공혜택을 누리는 방향으로 집행되었다. 원래부터 어촌마을은 무거운 그물을 공동으로 끌어 올리고 공동으로 분배하는 협력과 연대정신이 간직되어 있었기 때문에 협동조합을 만들어 마을경제를 새롭게 꾸미는 일은 다른 어느 곳보다도 수월하였다. 유럽에서 협동조합 없는 농업은 상상도 할 수 없듯이 이제 ‘이익과 독식이 아닌 공생과 협력의 협동조합운동과 사회적 기업’ 운동은 지역 사회를 새롭게 되살리는 방안이 되고 있다.

어촌에서 비유했던 사회적 경제는 오직 이득을 추구하여 인간과 자연을 파괴하는 시장경제의 대안으로서 협동, 연대, 우애 등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와 목적으로 추구하는 경제를 말한다. 지역의 사회적 경제는 바로 그물망처럼 짜여진 지역 공동체의 사회적 관계와 문화적 맥락 속에서 움직이며 전통, 신뢰, 협동, 연대, 호혜, 연대 등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중점을 둔다.

지금 이득만을 추구하고 효율과 경쟁이 최고의 선이라고 하는 시장 논리가 결국 인간과 자연을 소외와 파탄으로 빠뜨리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맞서 우리들의 마음과 마을 속에서 오래전부터 유전자처럼 간직되어 있는 협력, 애정, 연대, 호혜성에 기반하여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영혼을 함께 나누는 사회적 경제가 새로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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