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53) 나이 들수록 지금 이 순간을 유연하고 제대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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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53) 나이 들수록 지금 이 순간을 유연하고 제대로 살아가자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2.08.22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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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김경집-마흔이후, 이제야 알게된...

고구마와 땅콩 밭을 점령한 멧돼지가 큰 일 이라며 걱정으로 시작했지만 고향의 친구들과 여름에 갖는 부부모임은 폭염속의 나무 그늘처럼 편하고 즐거운 휴식을 준다. 아직 자연이 인간에게 좀 더 휴식을 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휴가철의 성수기가 지난 시기이고 산에서 손 내밀면 닿을 듯 멀지 않은 계곡물이지만 그것은 시원하고 차가운 느낌이 아니라 삶은 국수를 식히며 서너 번 받쳐내고 남은 온기를 지니고 있었다.

휴가철에 만난 이 책《마흔 이후, 이제야 알게 된 것들》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수필형식의 글인데다가 우리시대의 대표적인 인문학자라는 소개 글 외에도 ‘지금이 가장 좋은 나이이다’, ‘불우한 이를 보고 나의 처지를 감사하는 것은 비겁하다’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중년을 넘어가면서부터는 누구나 지금의 나이보다 ‘내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이라고 가정법을 즐겨 애용하게 되는 것이 우리들이다. 그리고 대부분 자신의 처지만을 생각하여 개인의 욕망이나 탐욕의 수족이 되어 버리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모습이어서 그렇게 말하는 인문학자의 이야기가 궁금해 졌기 때문이다.

마흔이 넘으면 삶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 한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누군지, 자신의 삶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기 위해서는 먼저 혼자 걸어 보라”고 한다. 달릴 때는 목적지만 생각하며 뛰게 되지만 걷는 것은 그와는 달리 과정을 누리는 행위여서 자신과 대화하며 온전하게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몸의 하찮은 곳은 없으니 건강을 잘 챙겨야 하는 시기임도 말하고 있다. 그 밖의 삶의 풍경에는 뜻밖의 이별을 만나고, 외롭지 않기 위해서 사람은 왜 덕이 필요한지, 함께 어울리되 자신을 잃지 않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 군자임을,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 있어야 함을, 자유로운 개인이 가장 큰 가치임을,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진실을 꿰뚫어 봄을, 만족과 감사를, 나이 들어 갈수록 유연해지고 삶의 속도와 풍경을 조화시키며 슬기롭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한 삶의 풍경에는 중년을 위한 마흔 가지를 인생 우선순위로 간추려 놓았다. 이 중 힘주어 말하는 것은 “개인의 명예와 부귀보다 모두의 자유와 정의를 위하여 더 오래 고민하자”는 것인데 그것이 어른다운 모습이고 정신의 올바른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효도는 이미 셀프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사십대를 일컬어 노후를 준비하는 시기라고 말하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노후대책이나 궁리 하는 게 책무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한다. 적어도 지금의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옳고 그름에 대한 준열한 질책과 반성을 할 수 있을 때 어른으로서의 자부와 긍지가 생겨난다는 말이다.

잘 익어가는 곡식처럼 사람도 나이 들어 갈수록 고개 숙여 겸손해져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태도 뿐 만아니라  마음 속에서 우러나는 진심으로 겸손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사람됨의 기본이다. 그래서 어른이 되는 일은 어렵다.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나이 들수록 편협하고 고루해지기 쉬운 이유는 자신이 경험하고 생각했던 세상에서는 한발도 벗어나지 않는데 반해 세상과 환경은 변해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이 들 수록 유연하고 너그럽게 이 순간을 제대로 살아가야한다. 그래야 존경받는 삶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나이이다. 자신의 삶에 감사하고 만족하면서, 다음세대를 위해 오래된 의자를 비워둘 줄도 안다면 그것이 가장 성공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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