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읍내 백산리 장류특구에 총사업비 180억원을 투입, 전통장류업체들에게 위생메주를 공급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6월 메주공장을 완공해 시험 가동 중에 있다.
지난달 29일 취재차 방문한 메주공장 안에는 미국산 수입 콩 50여 가마가 쌓여 있었다. 이에 대해 장류연구사업소 관계자는 (갑)씨는 “100여가마를 들여와 6월초부터 시험가동 중에 있다. 우리와는 무관하고 시설업체가 시험운행 중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업소 관계자는 (을)씨는 “3~4배나 비싼 국산 콩으로 시험가동하고 버리면 그것이 더 신문에 날 일이다”며 수입 콩으로 시험가동 하는 게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특히 수입 콩이 발견되기 전 지난달 28일에 만난 사업소 관계자 (병)씨는 “메주 원료는 국산 콩 500톤과 수입 콩 1000톤으로 생산 할 것이다. 3교대로 운영하면 가능하다. 국산 콩 500톤은 민속마을 200톤, ‘콩나라 콩 심은데’(인계농공단지 입주업체) 100톤, 대상 200톤을 각각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입 콩 반입을 의식했는지 지난 2일 통화에서 (병)씨는 “지금 설비는 국산 콩만 사용 할 수 있다. 수입 콩으로 가동하려면 위탁 받은 대기업과 협의해 공정라인을 바꾸면 된다. 1500톤은 맥시멈이다. 순창 콩으로 만든 메주는 민속마을 200톤, ‘콩나라 콩 심은데’에 100톤, 대상과 기타 등 200톤을 공급할 예정이다”며 “나머지 1000톤의 생산능력은 위탁 받은 기업이 수입 콩이나 다른 지역의 콩으로 알아서 하면 된다. 28일 말한 1500톤은 군이 용역을 의뢰한 지역아카데미가 제시한 하나의 안이다”고 번복 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민속마을 주민 김 모씨는 “전통 장류특구에 버젓이 수입 콩이 드나들고 있으니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민속마을이 어디로 갈는지 걱정이 태산이다”고 절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민속마을 주민 김 모씨는 “민속마을을 팔아 예산을 가져와서 우리에게 위생메주를 공급해 주겠다며 지은 공장에서 수입 콩이 말이 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 모씨도 “2~3년 전에 연구소에 메주를 의뢰해 사용해 봤다. 억지로 균을 집어넣어 만들고 건조가 되어 나온 걸 보니 전통메주와 크기부터 다르고 색깔도 그렇고 맛도 달라 소비자들이 금방 알아 버렸다”며 위생메주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주민들은 “순창 콩 500톤을 사용해 생산 한다더니 180억원을 들여 국산 콩만 가동 할 수 있다는 설비에 왜 수입 콩으로 시험 가동을 하느냐”며 “처음부터 수입 콩 가공시설을 한 것인지 아니면 국산 콩 가공시설에 수입 콩을 써도 문제가 없는 지를 실험하는 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국산과 수입산 콩 가공설비가 다르다는 군 관계자의 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