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분배없는 경제성장 서민 고통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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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분배없는 경제성장 서민 고통 더 크다
  • 손남식 향우
  • 승인 2012.09.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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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남식 전) 국민연금공단 남원지사장

양극화가 극심해질수록 서민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인한 피로감이 더해 질 수 있다. 자신을 받아들이는 심리적 지수도 더 하락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작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2489달러로 1950년 100달러 보다 무려 224배나 성장했다.

이명박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제6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넘고 인구 5천만명이 넘어서는 세계 일곱 번째의 경제 대열에 진입했다고 하면서 경축사 후반부에서는 경제성장이 있어야 복지도 있고 일자리도 있다는 말을 했다.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국가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한 데다가 공식석상에서 한 말이기 때문에 더욱 실망이 크지 않을 수 없다. 경제는 세계에서 7번째라고 하면서 경제성장이 있어야 복지와 일자리가 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논리다. 경제는 성장했는데 복지나 일자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으므로 정부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최소한 순리라고 보는데 어떻게 그런 내용이 경축사에 실리게 되었는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 사고까지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가정의 가장이 승진하여 봉급이 2배로 올랐다고 해도 오르지 않을 때와 똑 같은 금액을 생활비로 집에 가져다준다면 그 가정의 살림살이가 나아질리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남편의 봉급이 오르기 전보다 가정 분위기의 상실감은 더 크게 전락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간에 경제가 성장한 국가라는 것은 세계도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분배로 이어져야 내수경제도 살아나고 윈윈(win-win 쌍방 모두에게 만족)할 수 있을 것인데 우리나라는 분배가 너무 인색한 나라라는 사실은 경제 분야 대학교수 및 전문가 등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다.

이렇게 분배없는 성장의 단적인 예로 경제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우리나라 자살률이 1위로 나타나고 있고 주거, 소득, 고용, 건강 등 삶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36개 국가 중에서 겨우 24위다. 더 심각한 것은 노인 자살률이 1위인데 2위에 비해 두배에 가깝다는 것. 노인 자살원인이 건강문제 외로움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장 크다고 한다. 살림살이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라고 자랑하면서 왜 이렇게 우리 삶의 질은 형편없는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치권이나 정부가 고민한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아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는 국가와 대기업들이 보다 전향적인 책임의식을 가지는 자세가 이 시대에 가장 시급한 과제로 여겨진다.

경북 안동댐 월령교 앞 음식점에 가면 헛 제삿밥이라는 메뉴가 있다. 헛 제삿밥의 유래는 이렇다. 옛날에도 빈부차이가 심하기는 마찬가지로 천석궁 만석궁 부자가 있는가 하면 부자의 일을 도와주고 그 삯으로 먹고 사는 사람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천석궁 부자라고 해도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기가 부담스러워 사실은 제사도 아닌데 이웃 사람들에게 내일이 우리 집 제사라고 소문을 내고는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서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위장하고 음식을 먹었다는 유래에서 지어진 메뉴가 헛 제삿밥이라고 한다. 그래서 필자도 20년 전에 안동에 출장 갔을 때 지인의 소개로 헛 제삿밥을 먹어본 기억이 있는데 흔히 접할 수 있는 한정식 메뉴와 유사하였으며 실제로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았던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국내의 재벌들은 천문학적인 재산으로 더 많은 것을 누리면서도 빈곤층의 고통 현실에 대해서 알려고 는 하고 있는 것인지 속내가 궁금하다. 세상에서 아무리 많은 재산 누리고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올라도 분명 끝나는 날엔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다는 진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진대 왜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그들의 삶에 대해서 좀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대목이다. 미국 등 선진국 재벌들 나눔 실천을 보면서도 우리나라 재벌들의 인식전환은 왜 요지부동인 것인지 무거운 마음 금할 수는 없으나 그래도 한편으로는 국내 재벌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소박한 심정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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