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양이가 세조를 구하지 않았더라면 역사는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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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양이가 세조를 구하지 않았더라면 역사는 달라졌을까?
  • 유영선 동문회장
  • 승인 2012.09.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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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영선 복흥중동문회장

권력욕에 불타던 수양대군은 김종서 장군, 3정승과 가족까지 몰살하고 성삼문, 박팽년 등 충신들을 광화문 네거리에서 사지를 찢는 폭압과 살생으로 1455년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했다.

세조는 칼부림으로 왕위에 올랐지만 밤마다 끔찍한 꿈에 시달렸고 급기야 단종 어머니이며 문종의 비인 현덕왕비(權씨)가 나타나 “천하에 못된 놈, 조카의 자리가 그렇게 탐나더냐”며 침을 뱉어 피부병이 번지게 되어 이를 참회하고 치유하기 위해 전국 유명 사찰과 온천을 돌아다녔다. (세조는 1465년 속리산 범주사 인근 반야사를 들렀고 호랑이를 타고 나타난 문수동자의 권유로 용소에서 목욕을 했는데 신령스런 기운에 압도되어 목욕 후 온몸에 생긴 종기가 없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세조가 참회 명분으로 평창에 있는 상원사를 가다 오대산 계곡에서 목욕을 하던 중 문수동자(대승불교에서 최고의 지혜를 상징)가 나타나 등을 밀어주어 피부병을 치유하는데 효험을 봤다고 전해진다.

오대산에서 목욕을 마친 세조는 참회의 예불을 올리기 위해 상원사 법당으로 들어서려 했는데 어디선가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옷자락을 물고 늘어지자 이를 수상히 여겨 법당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한 체 호위무사를 풀어 샅샅이 뒤진 결과 불상 밑에 숨어 있던 자객을 잡아내고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고양이로 인해 용케도 목숨을 건진 세조는 그 은혜를 기린다며 상원사 등 유명 사찰에 전답을 내려 치하 하였는데 이것을 고양이 논(猫沓), 고양이 밭(猫田)애라 불렀으며 궁궐로 돌아와 고양이를 죽이지 말라는 왕명까지 내렸다고 하니 그 은혜가 특별한 것 같다.

이후 상원사측도 고양이가 세조의 목숨을 구한 것을 기리기 위해 문수전 계단 아래에 “고양이 석상 1쌍”을 세웠으며 오늘날 일부 사찰 뒤편에 있는 조그만 땅을 ‘고양이 밥. 이라고 부르는데 아마도 세조와 얽힌 사연에서 유래된 것 같다.

오늘날 집나간 고양이들이 번식력만 강하고 쥐를 잡는 본래 기능은 현저히 떨어져 쓸모없고 사회적 부담거리로 전락한 것과 견주어 보면 격세지감이다.

폭정으로 왕위를 찬탈한 세조의 목숨을 고양이가 구해 주었다니 참으로 기이한 인연이다. 어떤 사람은 고양이를 증오할 수도 있다. 역사에 대한 가정은 부질없는 일이나 만약 고양이가 세조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조선의 왕위계승은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날 대한민국의 역사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자못 궁금해진다.

오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후보 3명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정치권의 이합집산도 예상된다. 서민의 아픔을 감싸주고 구태정치를 청산하는 등 대한민국 역사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국민과 함께 하는 미래형 지도자’가 꼭 탄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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