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56) 인생은 삶의 마지막까지 ‘나’라는 집을 짓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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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56) 인생은 삶의 마지막까지 ‘나’라는 집을 짓는 과정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2.10.10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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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김혜남 저. 「어른으로 산다는 것」

인근 지역의 축제장을 향했다. 관심이 많은 풍물공연이 있으니 몸과 마음이 가만두지 않는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보고 가장 가져가고 싶은 것 중 하나가 가을하늘이라는데 축제장 한쪽에 마련된 면 대항 풍물경연장 위로는 마치 커다란 잔치 집 포장처럼 파란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평소에도 알만한 기량 있는 연주자들이 나오면 공연에서의 태도와 표정이 먼저 보인다. 풍물도 마찬가지로 치열하게 기량을 닦은 후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수양되고 갖추어져 있는지에 따라 격과 맛이 달라진다는 조심스러운 생각 때문이다. 면장을 하셨다는 나이 드신 상쇠님은 노령에도 불구하고 쇠가락에 뒤틀림이 없었다. 오랜 세월의 연륜이 주는 소리와 동작의 느낌은 젊은 실력자들에게서 느낄 수 없던 어르신만의 깊은 맛으로 배어나왔다. 그 느낌이 행복한 시간을 주었다.

나이가 든다는 것, 자신이 비로소 어른이 되었음은 책에서 보듯 주민등록증을 처음으로 받았을 때 느끼는 감정인지 모른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어릴 적 기억들이 배경화면으로 건재 하는 삶 속에서 비로소 세월이 많이 흐르고 나서야 ‘나는 어른의 삶을 살고 있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어른으로 사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것은 삶의 기차역을 수없이 지나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이 책은 친절하고 호소력이 있다. 왜냐하면 재능 있는 의사이자 교수로서의 식견만이 아니라 오십년의 인생을 딸, 아내, 맏며느리, 두 남매의 엄마로 실제적인 삶에서 더욱 체험적으로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신에게 닥친 병마와 마주하며 두렵고 힘든 특별한 삶의 터널도 건너온 사람이기에 그렇다.

“내 맘 같지 않는 사람들과도 살아야하고, 내 뜻대로만 되어주지 않는 것이 세상이다”고 현실의 삶에 직시하게 한다. 나잇값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 하는지, 어른이 돼서도 느끼는 불안은 왜 인지, 결혼을 위해서 알아야 할 것,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랑,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까닭, 권위를 극도로 싫어하는 이유, 외모에 인터넷에 집착하는 당신, 부모노릇 힘들고, 나이 들고 죽는 것이 두렵다는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진 후에 답을 내어놓는다. 나 자신이 가진 문제를 이 책의 답안과 맞춰보니 ‘아 이래서 그런 건가’ 라는 의문과 자탄이 뒤엉키게 만든다.

“세상은 상처 없는 세상도, 상처 없는 사랑도 없다. 부대끼며 사는 곳에 무균실 같은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현실의 답을 냉철하게 부려놓는다. 문제의 대부분은 마음속에 숨어있는 어렸을 적 ‘상처 입은 아이’때문이라고 한다.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분노하며 강력한 감정이 치솟아 오르면 그것이 대부분 그 아이의 분노와 슬픔이다. 결코 당신만이 우울한 것이 아니니 힘들 때는 굳이 어른인척 하지 말라고 말한다. “고통과 슬픔은 피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인정하고 그대로 받아들일 때 좌절을 극복하는 새로운 힘을 얻는다”고 한다. 그리고 “슬픔은 이겨내야 하는 것이 아니고 흘러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겪게 되는 것이 제2의 성장통이다. 슬픔과 고통은 오히려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어떻게 잘 떠나보내고 경험을 변화와 성장으로 이끌 것인가가 그래서 중요하다. 교정하고 수정하면서 삶의 마지막까지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방법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삶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유쾌하게 사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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