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57) 사회에서 필요한 교양 시민은 현실에 참여하는 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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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57) 사회에서 필요한 교양 시민은 현실에 참여하는 시민이다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2.10.2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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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송호근 외 7인 저. 「명 강」

만나기 쉽지 않은 한국의 대표적 지성 8인이《신동아》창간 80주년을 기념하여 강연한 내용이 이 책 인데, 요동치는 시장과 정치적 충돌, 사회적 갈등 등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안목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성찰의 계기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더욱 매력 있게 다가온다.

문화유산 전문가 유홍준 교수는〈다시 장인정신을 말한다>를 통해 ‘명품은 형태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재질 자체가 좋은 것이고, 또한 세부적 장식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런데 명품을 만드는 진정한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내적으로 끈기 있게 배워서 몸에 익히는 과정뿐만 아니라, 무심한 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소 명작이 나오는 것이고, 더 중요한 외적 조건은 소비자가 장인정신을 대접해줄 때, 비싸게 사줄 때 진정한 장인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필자들이 지식의 장인으로 인정받은 사람들임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대접으로나마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보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덕일 한가람 역사문화 연구소 소장은 <조선후기 정치사의 현재적 의미>라는 주제에서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건으로 ‘인조반정, 일제강점기, 6ㆍ25전쟁’을 꼽는다. ‘인조반정’은 “우리임금은 명나라 황제이고 조선왕은 신하인 제후에 지나지 않는다”며 스스로 작은 중국인임을 주장한 신하들(서인)에 의해서 광해군이 쫓겨난 것이며, 주자를 절대화하는 양반사대부 중심의 이러한 노론사관은 “중국을 섬겨왔는데 이제는 일본으로 바꾸는 것 뿐이다”며 이완용의 의중을 전한 비서 이인직의 말과 일치하여 연결 된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인의 시각으로 보는 노론사관과, 일본인의 시각으로 보는 일제식민사관에서 벗어나는 정신적 과거청산이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문정인 교수의<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볼 것 인가?>와 도정일 명예교수의 <문명과 야만의 차이>에서는 패권국가로서 중국이 부상할 것인가에 대해서 결국 중국은 정치적 영향력을 크게 증대 시킬 것이고, 군사력에서도 상당한 힘의 과시가 가능할 것이지만 그들이 가진 ‘도덕적 왜소성’과 문명의 자산인 ‘관용’, 그 외에 공유 가능한 가치의 부재로 패권국가로서의 부상은 어렵다고 전망한다. 다만 우리나라에게 중국의 비중이 너무 커져버린 점에서 경제, 안보상황 등에 비추어볼 때 굳이 한미동맹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해준다.

최재천 석좌교수는 “교육과 학문에 투자하면 우리는 절대 굶어죽지 않는다”고 말하고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ㆍ뇌공학 교수는 창의적인 뇌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은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서로 연결하는 능력이고 21세기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통섭’과 무관하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책읽기를 마치고 호기심 반으로 책의 내용을 하나로 엮다보니 이 책에서 처음에 소개된 송호근 교수의<사회정의는 어떻게 실현 되는가>라는 강연내용을 뒤에 놓게 되었다. 진정한 장인이 우리사회에는 필요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으로 부상하는 중국 등 세계질서를 바라보며, 교육과 창조적인 능력을 개발해 가자는 것에 덧붙여 송호근 교수는 서로 싸우지 않고 공존해 나갈 수 있는 방법으로 권력에 대한 견제능력을 포함하여 ‘사회적 자본’을 확산시키는 것이 과제인데 “사회정의는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이념이 아니라 전문가 집단으로서 시민사회에 참여하는 ‘교양시민’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참여하는 시민이 ‘교양시민’이다”라고 말한다. 김지하 시인의 <‘모심’(어머니마음)이 최고의 도덕률>이라는 내용은 경계가 높아서 뒤의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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