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 칼보다 강함을 깨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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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 칼보다 강함을 깨닫고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2.10.31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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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약자의 편에서 글을 써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얼마 전 동료 기자가 취재해 본지에 보도했던 기사의 당사자가 본기자와의 대화 도중 한 말이다. 여러 가지 생각은 들었지만 쉽게 답하지 못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답도 아니다. 기자마다 각자의 소신과 신념이 있고 또한 각자가 생각하는 약자의 개념도 모두 다를 것이다.

짧은 경력에 아직도 배울 것이 많은 기자는 바쁘다는 핑계로 기자로써 가져야할 소신, 신념에 대한 생각들을 소홀히 했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을 지나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대답도 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신념과 소신이 없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 쉽게 포기하고 주위에 휘둘리며 결단력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특히 모든 일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봐야 할 기자에게는 더욱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기자가 최근 힘들었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조금씩 사명감도 생기고 있다. 생각한 것들을 글이나 말로 확실하게 표현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생각도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았고 설령 정리가 됐다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다는 장담을 할 수 없어 조심스럽기만 하다. 다만 지금 느끼고 있는 사명감이나 책임감이 변하려 한다면 한 줌의 미련 없이 기자를 그만 둘 것이다.

항상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누구의 편을 들지 않고 사실만을 전하겠다. 약자가 살아남기 어려운 세상에서 ‘자칭’ 약자가 아닌 ‘진짜’ 약자의 편에 설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답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던 사람은 자칭 약자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동료 기자가 기자수첩에 작성했던 ‘부당한 요구’라는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기자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기사를 작성했다.

배운 점이 많다. 기자의 신념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줘 감사하다. 앞으로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글을 쓸 것이다. 자칭 아닌 진짜 약자의 소리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얼마 전 누구에게 들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뇌리에 박힌 말이 다시 떠오른다. “기자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해야 하고 그래서 펜이 칼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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