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례 할머니의 웃음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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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례 할머니의 웃음을 보고싶다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2.11.15 0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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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죽어야지….”

자신 때문에 아들이 나쁜 사람 취급 받는 건 아닌지 걱정하며 내뱉는 강순례 할머니의 한숨에 가슴이 아파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강할머니는 어느 누구보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제도의 허점 탓에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처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우리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혜택 받고 살지 않겠습니까. 신경써주셔서 감사해요”라는 할머니 아들의 말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 기자는 속상하고 부끄러웠다.

전화 및 방문을 통해 면사무소와 군청, 보건복지부에 강 할머니의 사정을 이야기해보았지만 다들 안타까운 감정은 있어도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겨우 찾은 한 가지 방법은 아들로부터 부양의무자의 자격을 부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쉽게 말하면 아들이 스스로 “나는 내 부모와 인연을 끊겠다”고 말하는 것이란다.

말도 안 되는 방법이고 왜 있는지도 모르겠다.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말을 전해 들으며 머리로는 이해를 했지만 마음으론 인정할 수 없었다.

면사무소나 군청, 보건복지부의 잘못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원망스러웠다. 내년에는 제도의 기준이 완화되어 할머니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면사무소 관계자의 말도 내년이라는 막연한 기간 때문에 위안은 되지 않았다. 할머니의 아들에게도 그 말은 ‘헛된 희망’일 뿐 그 동안의 실망이 컸기에 이제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곧 눈이 내리고 길이 얼면 위험천만한 집의 위치와 지형 탓에 할머니는 집 밖으로 나갈 수 조차 없게 되고 거동이 불편한 아들도 더욱 방문이 힘들어진다. 평소 할머니를 안타깝게 여겨 다양한 도움을 줬던 우체국 배달부와 강순임 요양보호사, 그리고 현재 할머니를 보살피는 요양보호사도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걱정하고 있다.

행정이 법이나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행해져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지켜져야 하는 것이 맞지만 허점으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입거나 고통 받고 있다면 신속하게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기본적인 생활과 관련된 복지문제는 더욱 그렇다.

우리에겐 안타까움과 걱정일 뿐 이지만 강 할머니와 아들에게는 그것이 현실이며 생존과 직결되는 일이다.

강 할머니의 환한 웃음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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