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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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으로!
  • 고윤석 향우기자
  • 승인 2012.11.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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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7년, 학교 앞에 온 요지경 장수의 앞에서 신기한 듯 요지경을 보는 아이들. 출처: 네이버카페 '그때를아십니까'

 

   
 

옛말에 불기자심(不欺自心) 즉, 자기를 속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남을 속이지 말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뜻이다. 자기가 자기를 속이는 것은 자신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선조들은 남을 속이는 것은 좀도둑이라면 자신을 속이는 것은 큰 도둑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자신이 지금 큰 도둑인지 좀도둑인지도 모르면서 그야말로 요지경 속에 짝퉁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짜가들을 보면서, 문득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중략) 야 야 야들아~ 내말 좀 들어라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는 바로 우리 순창 출신 가수 겸 탤런트 신신애씨가 히트 쳤던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요지경(瑤池鏡)은 원래 중국 고사에 나오는 세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가공의 장난감이다. 요즘 말로 이야기하면 세상사를 확대하거나 축소해 크게 혹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이자 현미경인 것이다. 이것을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의 진위(眞僞), 미추(美醜), 정사(正邪) 등을 모두 들춰낼 수 있다 보니 요지경이라는 비꼬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요지경, 짜가가 판친다”는 냉소 가득한 사회 풍자적 노랫말은 대중을 더욱 끌어당기는 요인이 됐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압권은 ‘짜가(가짜)’다.

그렇다. 요지경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짜가’가 너무 많다. 살아 숨 쉬는 것만 빼고 모든 게 가짜란 말이 있듯이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근래에 와서 짝퉁이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진짜와 거의 똑같이 만들어진 가짜상품을 짝퉁이라고 한다.

어원을 찾아 여러 곳에 수소문해 보았으나 확실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가짜’를 거꾸로 한 ‘짜가’가 줄어 ‘짝’이 되었고, 여기에다 ‘퉁(同)’이라는 중국어 발음을 덧붙인 한국식 조어(造語)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70년대부터 80년대 후반까지 우리나라는 서양 사람들에게 짝퉁의 나라로 불릴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값나가는 명품과 거의 흡사한 짝퉁들이 만들어져 문제가 되는 경우도 가끔은 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짝퉁나라 하면 단연 중국을 꼽는다.

필자가 북경에 갔을 때 짝퉁시장들은 대개 관광 코스에 속할 정도로 유명했는데 중국의 천하제일 명품 도자기며 명품차(茶)를 구경하고 시식도 했는데 모두가 진짜 같은 가짜들을 직접 대면해 보면서 실감을 느낀 바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과학과 기술 그리고 정보시대는 어떤 의미에서는 ‘짝퉁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복제양 돌리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해서 지금 한국사회를 달구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가 보여준 인간복제의 가능성도 따지고 보면 신이나 자연만이 지닐 수 있는 원형을 그대로 모방하고 싶어 하는 인간적 욕망의 한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너나 할 것 없이 진짜처럼 보이는 짝퉁으로 요란스럽게 온몸을 휘감고 있지는 않은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는 이 디지털 시대에 짝퉁의 시시비비를 논할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우리 모두가 한번 쯤 돌이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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