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60) 가족은 우리가 받은 최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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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60) 가족은 우리가 받은 최고의 선물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2.12.07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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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신달자 저

  사정이 있어서 아내가 병원에 급히 가야 했을 때 자신의 일처럼 도움을 주었던 친구의 집을 방문 했더니 “어느 순간에 아이들은 떠나고 부부 둘 만 살게 되었다”며 친구의 아내가 허허롭게 웃는다. 성격 좋고 부지런한 주인을 만난 탓에 거실의 화분들이 자식처럼 길러져 그나마 환하게 손님을 맞는다. 친구의 아내는 남편의 속내를 조금 말해 주면서 “다른 것은 나무랄게 없는데 성격이 무척 급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갈등이 생기기도 하는데 길지 않는 시간 안에 누구라도 먼저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는 말을 던지면 화해가 된다고 한다. 따뜻하고 능숙한 솜씨로 자신들만의 삶의 운전대를 틀어쥐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느 순간 부부 두 사람만 남게 되는 시기가 오면 “새로 학교에 다니는 마음으로 두 사람만의 노후를 살아가야한다”고 말한다. 그럴 때를 위해 필요한 것이 서로 대화하는 습관이라며 특히 서로간의 용서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한다. 잘 맞는 부부가 목표가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는 부부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거기에 저자가 덧붙이는 화해의 메시지는 우연히도 친구 집에서 들었던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는 말이었다.

 현재 한국 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절절한 자신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표독스럽고 막말도 서슴지 않았던 어머니, 호탕하고 자신감 있었지만 사업에 실패하면서 불안하고 외로우며 잦은 외박과 가난으로 나약해져갔던 아버지, 자신이 맡은 일에는 최고의 능력을 보였지만 삶에 인색했고 20년 넘게 병 수발을 해야 했던 남편, 가정을 버리고 도망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실적이고 업적이라고 다행스러워하며 고비를 넘기고 살아온 자신의 모습, 그런 엄마와 자신의 모습을 닮아가는 딸에 대한 이야기가 그것이다.

 그러나 결점 많고 부족한 인간이었지만 사실은 그들로부터 세상을 배웠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한 인간이 가족을 이해하고 동조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삶은 없다”라고 말한다. 시인의 운명이었을까? 저자에게 그런 가족들과 자신을 이해하게 하고 거듭나게 만든 것은 운명과도 같은 문학과 시의 만남 이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삶이 문학을 부른다”라고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절절한 상처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간직하며 숨겨있던 자신만의 과거를 돌아보게 만든 저자는 문학을 만나게 되어 새로운 삶을 이룬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의 이야기를 쏟아 놓는다. “모든 도약에는 후추냄새가 난다”며 30대를 위하여 자신의 경험이야기를, 지지고 볶는 일상이 훌륭한 법당이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들어 너무 힘들어 하지 말 것을, 멋진 실패에는 오히려 상을 주어야 한다며 실패를 딛고 도약할 것을, 오르지 못할 나무는 없다며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위로하고 격려해주고 있다.

 날씨가 추워질 때는 ‘가족’이라는 말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최근 아내의 병원일로 지인들의 따뜻한 사랑에 대한 감사함과는 또 다르게 학생이고 아직은 덜 자란 아들들이지만 엄마의 빈자리를 메우느라 힘을 모아 함께하고 나머지 가족들이 마음으로 뭉쳐서 견디어낸 경험 이 소중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가족은 우리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한다. 자신을 믿고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여 자신과의 화해를 한 다음에는 필요하다면 가족과의 화해를 해야 한다. 그것은 자신을 버리면서 작은 공동체의 사랑을 키우는 일이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고 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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