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58) 송구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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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58) 송구영신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3.01.11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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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垢迎新). 옛을 보내고 새로움을 맞이하는 시점입니다.
송구(送舊)는 송구(送垢), 즉 삶의 때를 지우고 떠나보내는 것이어야 합니다. 떠나보낸다는 것은 나와 멀어짐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보내야 할 것과 보내고 싶은 것 보내서는 안 될 것 간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보내야할 것은 마음속과 몸속의 때입니다. 마음에 때가 끼면 마음이 불안정해지며 불안정한 마음은 무절제한 생활을 만들고 무절제한 생활은 몸속에 때를 만들며 마음과 몸속의 때가 결합하면 병이라는 반갑지 않은 친구를 불러들입니다. 마음속의 때란 늘 가까이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불만과 서운함, 미움, 지난 실수와 실패에 대한 아픈 상처,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불쾌한 기억들, 삶에 대한 불안과 근심 걱정, 만족을 모르는 탐욕으로 이러한 것들은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인생의 빛을 가리는 구름입니다.
부장불역 응이부장(不將不逆 應而不藏) 이미 지난 일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오지 않은 일로 고심하지 않으며 일이 닥치면 적절히 대응하되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는다.[장자]
거의 모든 사람에게는 회상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고 과거는 떠나버린 차와 같습니다. 삶에 있어 과거가 주는 의미는 실패가 주는 교훈일 뿐입니다. 다가올 미래를 위해 여유 있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준비하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지만 근심걱정을 앞당겨 마음을 괴롭히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지금의 자기 앞의 일에 최선을 다하되 자신의 능력 밖을 욕구하지 않으며 결과에 초연하여야 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흐리게 하는 구름을 만들지 않습니다. 구름은 지혜를 가리기 때문입니다.
맑은 하늘이 유쾌함은 구름이 끼지 않음이며 구름 낀 마음에는 밝은 인생이 있을 수 없습니다. 밝은 인생 맑은 마음을 위해서는 마음속의 구름을 제거하여 텅 비운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해야 합니다. 사람은 모두가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정도의 차이, 크고 작음, 많고 적음의 차이만 다를 뿐 인생은 실수와 실패로서 만들어집니다. 인생의 성공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큰 것을 잃은 대가로서의 부분적 성공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릴 때부터 시작되어 삶이 다할 때까지 끝나지 않는 경쟁에서의 승리는 패배자를 아프게 하는 실수의 대가이며, 안정된 좋은 직장이란 것도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의 의도와 요구를 위해 길들여지고 사육되어지는 자아 상실을 대가로 얻어지는 것에 불과 합니다. 즉 경제적 안정과 좋은 직장이라는 평판을 자아의 상실과 바꾸는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 모두의 속 좁은 눈먼 이기심은 남을 보는 눈은 총명하면서도 자신을 보는 눈은 소경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사물을 보는 눈은 어둡고 판단력은 둔하며 우리의 말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아 실수를 거듭하면서 자기를 잡는 덫을 시도 때도 없이 놓고 삽니다. 남의 거친 말이나 실수에 민감하지 않아야 할 이유이며 늘 자신의 입단속을 위해 신경을 써야할 이유입니다. 입을 아무리 단속한다 하더라도 실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입은 마음의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거칠면 입에서 거친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마음속에 쓸모없는 쓰레기가 많을수록 입이 잘 열리며 말이 거칠고 마음속에 진리와 도리가 꽉차있는 사람일수록 입이 무겁고 침묵을 즐기며 말이 아름답고 절제되어 있습니다. 수돗물처럼 작은 물은 소리가 요란하지만 강이나 바다처럼 큰물은 소리를 잘 내지 않으며 소리가 날 때는 그 소리가 웅장합니다.
마음이 거칠어지고 쓰레기가 많이 생기는 이유를 깊이 추적해보면 모든 문제의 궁극에는 우리의 마음이 물질에 의해 점령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몸이 살기위해서는 물질을 먹어야 하고 정신이 살기 위해서는 신을 먹어야합니다. 정신을 외면한 물질만의 편식은 인간을 탐욕의 동물로 만들어 동류인 약자들의 불행을 만드는 추악한 존재로 타락하게 합니다. 해서 신은 인간을 위한 정신의 먹이로 자신의 분신을 구시에 태어나게 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구시는 먹이통입니다. 인간의 밥으로 자신의 일부인 아들을 준겁니다. 외양간은 농부와 블루칼라의 삶터를 의미하며 외양간의 정신은 착취와 수탈이 없는 참 세상을 의미합니다.
보일 시(示)+환할 신(申)=신(神)이며 태양 일(日)+뚫을 곤(丨)=환할 신(申)이란 가림을 뚫고 태양처럼 밝고 투명하게 보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신은 물질이 아닌 공간이며 비움이며 도(道)이며 상생의 이치입니다. 물질은 정신을 가리는 구름이며 신이란 가림을 통과하며 해체하는 존재입니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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