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잠에서 깨어
어깨는 무너지는 고통을 느끼고
무거운 눈을 어슴프레 감고 있구나.
일어날 시간을 알리는 TV가 켜지고
창 밖은 먼동의 여운으로 희미하게 밝아 오고
나는 다시 꿈나라로 향하고 마는구나.
개구장이 딸래미들이 눈을 뜨고
이방 저방 옮겨 다니며
살며시 내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구나.
어!
우리아빠도 흰 머리가 있네?
머리를 한올 한올 넘기며
흰머리의 숫자를 하나 둘 세고 있는
명랑한 목소리로 재잘거리는 모습을 보며
다시 또 출근을 위해 눈을 뜬다.
아직은 젊음이 넘치고
패기가 왕성한 나 인줄 알앗는데
어느덧 잔주름과 힌 머리가 쌓이고 있구나.
세월은 나를 위해 잠시만 멈추고
난 젊음만을 간직하고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이렇게 늙어가는 모습으로 변하고 마는구나.
그래도 무엇보다 소중한 내 자식이 있고
나만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기에
오늘도 힘찬 모습과
행복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구나.
시 : 양귀섭 (순창우체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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