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세ㆍ김상진 원로 향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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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세ㆍ김상진 원로 향우를 만나다
  • 고윤석 향우기자
  • 승인 2013.02.0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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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이 심할수록 절실했던 ‘고향 생각’

 

▲김종세(사진 왼쪽) 변호사와 김상진(오른쪽) 회장이 고향 이야기를 나누며 향수에 젖어 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어린나이에 그리운 고향산천, 부모형제 곁을 떠난 지 어느덧 50년이 지났다. 타향살이동안 고향 순창의 자존심과 긍지를 되살리기 위하여 끊임없는 애향의 열정을 불태운 그들.
출향 원로 김종세 변호사(79ㆍ법무법인 겨레 대표변호사ㆍ동계 오동 출신)와 김상진 회장(73ㆍ적성 지북 출신ㆍ주식회사 아이상승인파크 대표이사)은 일흔을 넘긴 요즘도 회사에 정시 출ㆍ퇴근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순창을 위한 일이라면 젊은 열혈 청년과 다를 바 없이 동분서주하기로 유명하다. 고향사랑과 향우사랑에 변함이 없는 두 원로 향우를 만났다.                    - 고윤석 기자(경인본부장)

 

새해 덕담 한마디
▶ 김종세 : 돌이켜보면 기쁘고 즐거웠던 일, 괴롭고 아쉬웠던 일들이 교차했던 2012년 묵은 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이제 새 희망이 넘치는 2013년을 맞이했습니다. 순창 군민 여러분의 가슴에 새기고 있는 소망이 성취되고 건강이 넘치는 축복의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김상진 : 다사다난했던 임진년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꿈과 희망이 가득한 2013년을 맞이하여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고 했던가요. 묵은 것은 보내고 새로움을 맞이해 여러분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항상 가득 넘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에게 고향 순창은?
▶ 김종세 : 내 나이 팔십이지만 고향하면 언제나 설레는 마음부터 앞서고 마냥 그리워진다. 어릴 적 섬진강 기슭에서 뛰놀던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매년 설과 함께 추석은 우리 민속 최대의 명절이다. 그럴 때마다 고향을 찾는 민족의 대이동은 연례행사로 부모, 형제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그리움을 찾아나서는 곳이 바로 고향이다. 객지에서 살다 고향을 찾아가던 귀성길은 언제나 인산인해로 마냥 고통스러웠지만 어머니의 품속 같이 포근한 고향의 정겨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 흐뭇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 훈훈한 인정 넘치던 민심은 간 곳이 없고 편애와 편견 속에 이해집단 끼리의 줄서기와 편 가르기로 불협화음과 불통이 판을 치는 것 같아 너무나 허탈하고 무섭고 두려운 마음 달랠 길이 없어 매우 슬프다.
▷ 김상진 : 엄동설한인 지금 고향하면 언제나 따뜻한 마음이 들고 추억이 넘치는 화롯불이 있고 메주가 익어가는 고향냄새 그윽하게 풍기는 사랑방이 그립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라는 노래처럼 옛 친구들이 있고 함께 놀던 동산이 있고 물고기 잡고 함께 멱 감던 냇가에 추억이 한껏 서려 있는 곳, 언제라도 고향을 찾아 가면 부모형제 친척과 선ㆍ후배 그리고 깨복쟁이들 반갑게 반겨주며 함께할 수 있었던 곳이 바로 내고향 ‘순창’이었는데…. 군이 서울에서 주최ㆍ주관하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언제나 재경향우회와 서로 사전 소통하고 교류해 왔었는데 몇 해 전부터는 연락 또는 협조 요청도 없이 단독으로 행사를 마친 후 귀향해버렸다. 지난 해 순창군 애향장 추천 과정에서도 재경군향우회장의 자격을 강등 무시해버리는 등 8만여 향우들을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주기는커녕 도리어 고향의 문턱을 높이는 군의 처사에 ‘언제라도 편하게 돌아갈 고향’이 이제는 없는 것 같은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현실에 안타깝다. 출향 향우가족들은 고향과 향우 사이의 소통의 물꼬가 하루빨리 트이기를 고대하고 있다.

고향 떠나 고군분투하는 향우들께
▶ 김종세 : 내 고향 순창의 인구는 3만 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객지로 나가 살고 있는 출향인은 12만 명으로 내외 군민은 약 15만 명에 이른다. 고향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입고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서 고향을 하나 둘 떠나게 되었고 객지에서 어렵고 힘들게 살면서도 한푼 두푼 벌면 제일 먼저 고향에 계신 부모형제 친지들을 돕고 있는 절대적 보호자격인 사람들이 바로 고향의 아들 딸, 출향인들이다. 조석으로 고향의 소식을 접하고 항상 긴장하며 살아가는 출향인 가족들은 자나 깨나 고향에 계신 부모형제와 집안 걱정에 근심이 마를 날이 없다. 잘사는 내 고향을 바라며 무조건적인 고향사랑ㆍ향우사랑의 훈훈한 정을 함께 나누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출향인들이 너무나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 김상진 : 우리 순창 15만 내외 군민들 중 약 8만여 명이 재경 출향인이다.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정든 고향과 부모형제 곁을 떠나온 향우들은 비록 몸은 타향에 있지만 고향을 향한 마음은 언제나 간절하고 어머니 품속처럼 따스하고 포근한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타향의 고달픈 생활 속에서도 고향발전과 향우 간의 친목 도모를 위하는 일이라면 물심양면으로 성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우리 향우가족 여러분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자랑스런 향우대상 주인공으로서
▶ 김종세 : 이런 큰 상은 젊은 사람들에게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제1회 자랑스런 향우대상을 받았다. 1회 사법고시를 합격한 후 검사시절을 거쳐 변호사로 활동을 하고 있던 1986년부터 6년 동안 재경군향우회장직을 역임하고 사단법인 옥천향토문화사회연구소를 설립해 우리 고장의 향토문화 사업은 물론 사회적 가치를 정립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양병래 재경순창군향우회 명예회장을 비롯한 향우회 원로들의 추천이었다. 앞으로 계속 내 고향 발전과 출향 향우가족들을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고령이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현역으로서 법률에 관한 모든 일이라면 언제나 무료상담과 변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니 언제라도 연락 바란다.
▷ 김상진 : 제2회 ‘자랑스런 향우대상’을 수상하게 되어 무척 기쁘고 한편으로는 감개가 무량하다. 지난 30여년 동안 고향과 재경군향우회와 (사)옥천향토문화사회연구소에 물심양면 기여했다는 공로로 재경순창군향우회로부터 수여받은 ‘자랑스런 향우대상’ 이기에 나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는 상이기도 하다. 50년 전 군대를 제대하고 소 한 마리를 팔아 서울에 상경했는데 타향살이의 설움은 뭐라 말하기도 힘든 고통이었다. 특히 전라도 순창 출신으로서 나뿐만의 고생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소 한 마리를 판돈을 몽땅 사기를 당하고 굶주린 배를 시루떡 하나로 채우면서 풍천 노숙하던 시절부터 잡부, 일당 노무자 생활, 제대할 때 입고 나온 군복 입고 8년 동안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김 서기로 악전고투하던 시절까지 아직도 생생하지만 지난해 보험업계에서 손 안에 들 정도인 연매출 300억 원의 사업실적을 이뤄 냈으니 자칭 자수성가 했다고 말하고 싶다. 아직 못 다한 애향의 열정은 내 고향과 출향인을 위해 두고두고 봉사하겠다.

아직 못 다한 이야기
▶ 김종세 : 고향을 사랑하기 때문에 봉사를 한다. 봉사를 통해 고향에 평화가 온다. 20대 청년시절부터 평생 동안 사람과 정의가 숨 쉴 수 있는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바로 세우기 위하여 오늘까지도 법조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고향에 아쉬운 부분이 많으나 한 두 사람으로 되지 않는 일들이다.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 행복한 고향 만들기에 힘을 모으자. 우리 고장 향토사학자이신 양만정 선생과 한용수 이사장, 박남재 화백으로부터 후학을 위해 그동안 연구하며 진력 매진한 양병완 선생과 향우가족 여러분에 건승을 위한 격려와 성원의 박수를 보낸다.
▷ 김상진 : 고생이 심할수록 고향을 잊어본 적이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지난해 (사)옥천향토문화사회연구소가 ‘순창지역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 것도 고향 발전을 재향 군민들과 재경 향우들이 공감대를 찾아보고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우리 지역의 전통문화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지역사회의 대안을 찾아 머리를 맞대보자는 취지였다. 향우회나 연구소 등 향우단체들이 보다 더 고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빛깔만 좋고 실속이 없는 행사보다는 작지만 재향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후손의 미래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모두가 함께 새롭게 나설 때라고 생각한다. 고향과의 소통이 하루빨리 원활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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