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볼라드 설치…시각장애인에겐 ‘지뢰밭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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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 볼라드 설치…시각장애인에겐 ‘지뢰밭 심정’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3.02.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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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법률 무시한 설치 … 시각장애인 충돌·낙상 다반사

 

▲ 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실 앞에 설치된 볼라드. 규격, 재질, 점형블록 등 어느 하나 규정에 맞지 않는 설치로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볼라드(bollard)란 횡단보도 인근 인도나 보도의 턱이 없는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설물로 차량 진입 방지용 말뚝을 말한다.
차량이 인도로 침입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한 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이 볼라드가 시각장애인에게는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시각장애인은 지팡이를 이용하여 보도 위를 감지하며 걷지만 모든 장애물을 감지할 수는 없는데 볼라드는 대부분 재질이 돌로 되어 있고 높이가 낮아 부딪히거나 걸려 넘어져 다치는 경우가 있다.
볼라드의 설치 근거인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보장 시행규칙-보행안전시설물의 구조기준’을 보면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가.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은 보행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통행을 방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설치하여야 한다.
나.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은 밝은 색의 반사도료 등을 사용하여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설치하여야 한다.
다.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의 높이는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하여 80~100센티미터(Cm)로 하고, 그 지름은 10~20Cm로 하여야 한다.
라.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의 간격은 1.5미터(m) 안팎으로 하여야 한다.
마.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은 보행자 등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되, 속도가 낮은 자동차의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구조로 하여야 한다.
바.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의 0.3m 전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충돌우려가 있는 구조물이 있음을 미리 알 수 있도록 점형블록을 설치하여야 한다.
이 같은 현행 법률에도 불구하고 흔히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볼라드는 크기나 재질이 모두 제 각각이고 점형블록을 설치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경기도 안산에서는 한 시각장애인이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큰 부상을 입고 안산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전국 각지에서 최근 볼라드와 관련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규정을 무시한 채 볼라드를 설치한 해당기관들이 뭇매를 맞고 있다.
군내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군내에 설치된 볼라드 역시 재질은 대부분 돌이며 규격 또한 제 각각이고 점형블록은 거의 설치되지 않았다.
한 시각장애인은 “왜 설치했는지 모르겠다. 재질도 돌이고 높이도 낮아 지나다니다 무릎을 수차례 부딪쳤다”며 “위치를 파악할 수 없어 많이 불편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건설방재과 도시개발계에서는 군내에 볼라드가 얼마나 설치되어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부서가 발주한 공사 가운데에도 볼라드가 설치되는 일이 있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시개발계가 담당하는 중앙로사거리부터 경천교까지 인도에 설치된 볼라드의 경우 규정을 무시한 채 설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설치한 것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 지난해 2월 해당부서로 왔고 설치당시에는 해당부서에 근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정 지역의 볼라드만 철거한 것에 대해서는 “인근 식당으로 차량 진입시 불편하다는 민원과 차량이 볼라드를 들이 받는 사고가 발생해 철거했다”고 말했다.
종합해보면 인사이동시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인사이동 후 1년이 넘은 현재도 업무에 대한 파악이 되지 않고 있으며 차량의 인도 진입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볼라드를 차량의 인도 진입을 위해 철거한 것이다. 최근 인사이동을 실시한 공무원들이 업무파악을 하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의문이다.
군은 최근 “찾아와서 살고 싶은 순창을 만들기 위해 저소득 취약계층을 적극 발굴,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하며 저소득층 및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월말 기준 군내 294명의 시각장애인은 군의 복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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