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65)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맛없는 짬뽕처럼 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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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65)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맛없는 짬뽕처럼 살지 마라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3.03.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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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잡귀 잡신은 몰아내고 명과 복만 쳐 들이세!’ 정월 보름 달집태우기가 지나갔다. 대나무들이 터지는 굉음과 순간 절정으로 달아오르는 회오리 불꽃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고도 남는다. 묵은 액은 보내고 올 한 해는 더욱 풍년농사와 화합, 원하는 소원마다 모두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 이다.
풍물패로서 나는 걱정이 하나 생겼다. 일 년에 한 번, 그것도 한 시간 거리에 불과한 길놀이 행진에 관한 요구 때문이다. 달집태우기 전 읍에서 진행되는 길놀이에 대해 “인도로 가면 안 되겠느냐?”는 주문으로 해마다 달갑지가 않는 것이다. 교통관계자들의 말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악기를 연주하며 좁은 길로 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옹색한 일이다. 길게는 오천년에 이르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상처받고 자존심이 구겨지는 것 같아서 더욱 마음이 아픈 것이다. 달집을 태우며 나는 소원으로 빌었다. 우리 문화의 소중함에 대해서 그분들도 꼭 이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고….
서울대 병원 강남센터 정신 건강의학과 교수인 저자는 내담자의 상처에 대해서 위로하기는커녕 “뭔가 몰라도 맘에 안 들어요”, “사연이 지루하고 재미없네요” 라며 솔직하고 까칠하게 밀어 붙이며 시작한다. 위로만 가지고는 본질적인 치유와 변화가 어렵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고민이 걱정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잘 살고자하는 욕구가 강한 괜찮은 사람이라는 증거”라는 말로서 다독여 주기도 한다. 정신의학의 전문가로서 사람들이 대부분 마음 아파하는 주제로 그가 꼽은 것은 ‘사랑’ㆍ‘관계’ㆍ‘인생’ㆍ‘일’에 관한 네 가지이고 현실적이고 솔직하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사랑은 매우 복잡한 정신활동이어서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그 사랑을 유지하고 끌고 가기란 더더욱 어렵다”고 말한다. 사랑은 생각보다 힘이 들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 사람들은 최고의 만남을 원하고 뜨겁게 사랑하다가 결혼해서는 모범적이고 반듯해야 한다며 메말라 가지만 잉꼬부부들을 보면 첫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아닌 이류(볼매:볼수록 매력적인 사람)의 만남으로 시작하지만 비윤리적인(?) 감성과 사랑으로 그와는 거꾸로 살아가는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랑 잘 맞는 상대를 볼 줄 아는 눈과 상대를 꼬실 수 있는 능력’이라며 돌아보게 한다.
‘관계’에 대해서 그는 “모든 인간관계는 10센티 관계에서부터 10미터 관계에까지 정확한 거리감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거리는 계속 변하는 것이지만 이정도 거리가 서로에게 좋겠다 싶으면 억지로 가까워지려 하지 말고 그 거리로 지내는 것이 편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정리하여 살아간다면 정신건강에도 훨씬 좋을 듯하다.
철학적인 문제이기도 한 ‘인생’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인생은 말년이 행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멀리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고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은 “돈과 철학을 모두 갖는 것이다.”라고 쉽게 정리해서 말해준다.
‘일’에 대해서 그는 언급하기를 ‘사업에 성공하려면 돈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안목, 일을 실현시키는 엄청난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막연히 좋아서 하는 사업이어서는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세상을 헤쳐 나가는데는 묵직한 흡수력과 감정적인 맷집이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에 있어서 확실하게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라며 힘주어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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