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학의 대가, 서강 양상화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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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학의 대가, 서강 양상화 선생
  • 김민성 기자
  • 승인 2010.08.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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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방향의 바람과 물, 산이 있는 순창은 명당”

 

양상화(79ㆍ인계 정산) 선생은 내년이면 80이 된다. 그럼에도 이십대 못지않게 정정하다. 핸드폰 통화도 마치 옆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다. 그 정정함은 어디서 나올까 생각해보니 자연의 이치를 접하고,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과 가까이 살아온 연유 탓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젊은이 못지않은 강한 열정으로 감춰지고, 버려진 순창의 보물들을 찾아 각각의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붙여준 소중한 순창의 자산이다. 지난 50여년간 함께 살아온 바람과 물과 땅 얘기를 들어보자.

 

- 일상에서도 많이 듣게 되는 풍수지리(風水地理)란 무엇인가.

▲ 풍수지리는 현대 자연과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의 성질인 바람과 음인 물 그리고 중성자인 땅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치적으로 연구하는 것으로 이것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바람 즉 공기가 인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다음으로 물과 땅입니다. 풍수지리는 땅만을 중시하는 것은 아니며 공기의 흐름과 물의 흐름을 더 중시합니다. 바람이 어떻게 몰려왔다가 돌아가느냐 이것을 소통이라 말할 수 있는데 이 소통의 정도가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한 가지만 좋아서는 안 되고 풍수지(風水地)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뤄야만 흔히 말하는 명당이 되겠지요.
 

- 집터를 알아보거나 묏자리를 정할 때 따지는 풍수지리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

▲ 원래 우리들은 단군시대부터 동굴 즉 혈거(穴居)생활을 했습니다. 이곳은 바람을 막아주고 물을 막아주는 곳입니다. 동굴 앞에는 독충을 막아줄 돼지를 길렀습니다. 이렇듯 조상들은 생활 속에서 풍수를 피해 살았습니다. 그리고 집짓고 3년, 묘쓰고 10년이라고 합니다. 살아있는 사람이 사는 집터는 3년이면 흥하거나 망하거나가 결정되고, 죽은 사람은 10년입니다. 이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집터를 보는 양택이 죽은 사람들의 묘를 보는 음택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묘는 옛날 양반들이 조상으로부터 간접적인 지원을 바라는 마음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이제부터 묘지보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집터를 더 중시하는 풍토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 생활속의 풍수지리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 가령 출입문이 있는데 이곳에서 직선으로 바람이 들어온다고 합시다. 이것은 절대적으로 피해야합니다. 등 뒤로 바람이 분다면 그나마 덜 하겠지만 정면으로 오는 바람은 곡선으로 바람이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물이 모이는 곳도 피해야 합니다. 흔히 말하는 배산임수(背山臨水)나 남향집은 뒷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그 바람이 앞쪽의 물을 따라 굽이굽이 흘러가는 모습입니다. 동네에 큰 나무들이 있는데 이것은 바람과 물을 돌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길도 바람도 굽이굽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이 직선이면 물길을 따라 흐르는 공기가 빠져 버립니다. 이것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 돈도 건강도 함께 빠져나가게 되니 주의해야겠습니다.

 

 

4. 순창은 풍수지리(風水地理)적으로 어떤 특징을 가진 곳인가.

순창은 바람, 물, 땅 모두 거꾸로 돌아가는 역(逆)방향입니다. 역방향은 순환을 시켜 정화작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더 깨끗해지게 됩니다. 가령 물을 예로 들면 복흥에서 시작된 물이 쌍치, 운암을 거쳐 유등 외유리에 모여 섬진강으로 흐르게 됩니다. 이 물의 흐름은 서출동류(西出東流)입니다. 서쪽인 복흥에서 흘러내려와 섬진강이 있는 동쪽 외유리로 굽이굽이 흘러가는 것이지요. 그리고 금과에서 시작된 물도 빙빙 돌아 사천과 아미산을 돌아 외유리에 모여 섬진강으로 흐르게 됩니다. 이러한 역수(逆水)는 단 한 방울도 다른 고을로 흘러가지 않고 순창 전체를 휘감고 돌아 섬진강으로 흘러갑니다. 참 기가 막히지요. 그래서 순창의 공기는 물을 따라 흐르게 되니 순창이 발효식품의 적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물 좋고 공기 좋고 지기(地氣)가 좋으니 장수고을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5. 풍수지리를 하는 사람들이 순창을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맞습니다. 풍수지리학의 시조인 도선국사는 순창은 가장 많은 혈(穴)이 있는 곳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복흥에도 24개, 아미산과 회문산에도 각각 24개가 있습니다. 이렇듯 순창은 혈이 많은 곳입니다. 이 말은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요 묏자리도 좋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풍수지리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바람은 산이 막아주고 물은 흩어져 섬진강을 거쳐 남해로 흘러가니 양택에도 음택에도 좋다는 애기입니다.

6. 풍수지리와의 인연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시작했는가.

- 순창농림중학교 4회인데 학교를 다니면서 정말 따라가기 힘든 친구가 셋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똑똑했던 친구들이 장가도 못가고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른 나이에 이런 일을 경험하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사는 것이 무엇인가. 그러면서 철학을 공부하고 종교에 관심을 가져봤지만 답을 찾지 못하고 결국 자연을 공부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풍수지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30대 초부터 시작해서 유명하신 분들께 가르침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다 1999년 고향을 위한 생각을 하다가 인계 정산마을로 내려오게 됐지요. 나를 낳아준 고향을 위해 보답하고 싶어서였습니다.

 

7. 잃어버린 순창의 마을 이름과 본모습을 찾고 문화재를 찾는 노력을 많이 하셨는데 그동안 어떤 일들을 했는가.

- 순창의 문화를 빛내보자는 생각에서 여러 일을 했습니다. 쌍치에서는 우암 송시열 선생의 암각비와 전봉준 장군 피체지, 국사봉 철쭉제를 시작했고, 복흥 동산에는 노사 기정진 선생의 묘비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3년간에 걸쳐 300개가 넘는 각 부락의 마을 이름과 유래를 찾고 집대성하여 지명고를 발간했습니다. 이 지명고는 100년 후 순창의 보물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형상으로 본 풍수’ ‘새 삶의 터’두 권의 책을 출간했고 현재 ‘호남정맥의 명산을 찾아서’를 마무리 중입니다. 또한 단군사상의 역사를 정립하기 위한 ‘단군사상선양회’를 법인화하여 일본이 만든 부정적 단군사상 즉 신화나 우상설을 깨는 동시에 올바른 단군사상 정립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8.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회문산 천제단을 건립하는 것입니다. 10월3일 개천절에 이곳 회문산에서 민족통일기원천제를 열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집 2층 20여 평에 유품을 정리하여 전시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풍수지리에 관한 사진부터 책, 신문칼럼, 자료 등을 전시하고 인터넷으로 강의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풍수지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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