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모시기 위해 귀향한 효자의 마을 사랑이 주민들의 생활까지 바꾸고 있어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인 변성섭(51ㆍ인계 갑동)씨는 자신이 사는 호계마을 회관에 2백만원 상당의 정수기와 백만원 상당의 노래방기계를 구입해 기증했다. 또 자신이 수확한 과일을 마을회관에 가져다놓고 주민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6년전 “부모님의 농사를 이을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25년간의 타향살이를 접고 귀향했다. 귀향한 변씨는 마을회관에 모인 마을 노인들이 물 한잔 마시려고 다시 집에 가는 모습을 눈여겨보다 정수기를 기증할 결심을 했고 지난 달 중순 정수기를 설치했다.
정수기가 마을회관에 들어온 후 주민들의 생활이 달라졌다. 우선 물을 마시러 집에 가는 모습이 사라졌고 들에 일 하러 나가는 주민들이 정수기에서 물을 떠가곤 해 자연스럽게 마을회관이 대화의 장이 되었다. 수돗물을 꺼리는 사람들이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식수로 활용하는 일까지 생길 정도다. 물을 마시러 마을회관에 들렀다는 한 주민은 “언제든지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는데다 알칼리 음이온수라 노인건강에 참 좋다”고 즐거워했다. 또한 변씨가 기증한 노래방기계는 주민들이 피로를 푸는데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양남철(64) 마을이장은 “생각지 못한 일을 해줘서 너무나 고맙다. 우리 동네가 장수마을로 유명해 방송에도 나올 정도인데 앞으로도 노인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변 씨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변 씨는 “어릴 적부터 마을을 지켜 오신 어른들의 고생에 약간의 보답을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한편 변 씨는 논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작을 유기농으로 하고 있다. “농약치고 비료 낼 손이 부족해서”라지만 여러 해 동안 쌓은 기술을 주위사람들에게 전해주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고향을 잊지 않고 찾아와 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에 앞장서는 그가 있기에 호계마을의 웃음은 오늘도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