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65) 신앙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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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65) 신앙이란 무엇인가?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3.03.21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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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이란?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 기대고 의지하는 지팡이이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신앙이 있다. 어린아이는 부모를, 무지한 자는 운을, 장사꾼과 기업인, 부자 등 경제인은 돈을, 정치인은 권력을, 군인은 무기를, 운동선수는 몸을, 농부는 기후를, 연예인은 인기를, 보통 사람들은 명리를, 성인과 현인은 사랑, 자비, 인, 도리를 신앙한다.  
사람은 왜 신앙을 필요로 하는가? 세상은 풍랑이 심하고 험한 세파를 살아나가기에는 인간의 시야는 좁고 정신의 지능과 이성의 눈은 어두워 늘 잘못 판단하고 우리의 능력이란 초라하고 무력하기 때문이다. 해서 우리들 인간은 나를 사랑하고 나보다 눈이 밝으며 절대적 능력을 가진 믿고 의지할만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 한다. 신앙이란 절이나 교회에서만 성립되는 건 아니다. 교회와 절은 신앙의 학교에 불과하다. 성직으로 절이나 교회에서 살거나 열심히 다니면서도 참 신앙인이 아닌 사이비 신앙인이 있고, 교회와 절을 나가지 않으면서도 참 신앙인으로 사는 사람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다.
이익을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자를 사이비 신앙인이라 한다. 이로울 이(利)는 먹이를 의미하는 벼 화(禾) 칼 도(刀)가 합쳐서 만들어진 글자이다. 먹을 것 때문에 칼부림이 나는 것을 이익이라 하고 사람은 밥만 먹고 살지 않고 색, 사랑, 돈, 지위, 욕망, 감정, 자존심을 먹기 위해 다투며 산다. 다툼은 인간의 소통을 막고 이는 평화와 소통을 본질로 하는 신앙과 자신을 배신 모독하는 짓이다. 이익은 충돌을 만들고 충돌은 승리와 패배를 만든다. 승리란 이겨서 얻는 이익을 의미하며 반대편에는 패배의 잃음이 있다. 승자는 이익을 독식하려하고 돈을 신앙으로 삼는 자들은 빈익빈 부익부의 불안한 사회를 만들어낸다.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는 불화와 반목의 사회 불통의 사회이다. 이욕으로부터 자신을 비우지 않은 신앙인은 진정한 신앙인이 될 수 없다. 비워있지 않은 마음은 신이 터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신앙심이 자리 잡을 수 없다.
불경, 성경, 도덕경 등 인류 최선의 지혜를 가진 스승들이 인류의 평화와 행복의 길을 위해 남긴 말씀을 쓴 글을 경서와 경문이라 한다. 경문을 술술 외우며 해석하고 남을 가르치면서도 이욕의 늪에 빠져 세속적 욕망을 벗어나지 못하여 경문이 머리에만 머물고 가슴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은 마음 밭이 비어있질 못하고 잡초가 무성하기 때문이다. 자아를 비우고 낮추어 소외된 이들과 불행을 나누며 정의와 평화가 충만한 선한 세상을 위해 역할하고 기도하며 용서하고 대결 반목을 해소 시키는 것을 경문은 권하며 이것이 신앙의 본질이다. 승진, 합격, 당선, 입선, 입사, 입학 등 대결과 경쟁을 통해서 얻은 것은 신, 부처가 외면하는 것으로 기도에 응답하지 않는다.  
기독교와 불교는 같은 목적지를 다른 언어 다른 수단으로 가는 것에 불과하다. 신(神), 부처는 곧 법이며 진v리이고 도리이며 도리란 함께 쉽고 편한 길로 가는 공존 공생의 이치이다. 신은 도리에 어긋나면서 자신을 신앙하는 자를 외면한다. 신은 다만 도리에 충실한 자와 친할 뿐이다. 도리를 가까이 함은 신을 가까이 함이며 신을 신앙한다는 것은 도리를 신앙하는 것이고 신을 기쁘게 하는 것은 도리에 충실하는 것이다. 신의 지지와 도움을 받으려면 도리를 따라야 하고 도리를 따름을 순리에 합당하다 하며 순리에 합당하게 사는 것을 선하게 산다한다. 도리란 감정을 배제한다. 때문에 신은 감정적이고 사적인 것을 외면한다. 신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람과 만물을 상생소통하게 하는 에너지이다. 
몸이라는 집에는 마음이 살며 마음의 집에는 신과 짐승이 함께 산다. 나의 마음을 신의 집으로 할 것인가? 짐승의 집으로 할 것인가? 에 따라 나는 신에 가까워질 수도 있고 짐승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짐승에 가까이 사는 것 보다 신에 가깝게 사는 것이 더 좋고 몸이 건강한 것 보다 마음이 건강한 것이 더 좋으며 몸이 오래 사는 것 보다는 마음이 오래 사는 것이 더욱 낫다.
사이불망자수(死而不亡者壽) 죽어도 없어지지 않는 사람을 장수한다고 한다.[노자] 인류의 스승들은 죽었어도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다.
부처와 신은 절과 교회에서만 사는 건 아니다. 진정한 신의 집 부처의 집은 인간의 마음이고 참으로 신앙한다는 것은 부처와 신이 즐겨 살 수 있도록 마음속의 잡념을 제거하여 신의 터를 만들어 주는데 있다. 몸에 좋은 음식은 달지 않고 좋은 약은 입에 쓰며 마음에 좋은 약인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
참 신앙인은 마음속에 단 것(부귀영화, 명리, 사치)을 거부하며 담백하고 쓴(소박하고 가난하며 검소한) 것을 추구한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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