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66) 방치하여 키우면 내 아이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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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66) 방치하여 키우면 내 아이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3.03.21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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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하타사와 세이고, 구도 치나쓰 저.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잘못된 자세나 행동이 굳어져 버리면 다시 고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옹색한 자세로 연주하던 후배는 만나보니 아직도 나아지지 않았고, 공연 때 환하게 웃으며 연주하지 못하는 나는 부단히 노력해보지만 아직도 공사 중(?)이다.
학교에서 처음으로 풍물을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그래서 관심이 각별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싶은 것이 또 하나의 목표이기도 한데, 아이들을 바라보면 참으로 분주하고 다양하다. “아이들은 누구나 다 꽃이다!”를 보여주려는 듯 놀이와 뜀으로 경쟁하고, 변화와 자유로움의 날개를 단다. 위축되어 보이는 아이는 조심스런 모습이다.
교단에서 매일 만나며 이런 아이들을 키워내는 선생님들은 그래서 참으로 대단한 분 들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사람의 꽃을 만드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켜보면 힘 있는 아이 중에 장난을 하면서도 남을 괴롭히는 아이가 있다. 어떤 아이는 수업 시간에 거듭해서 지적을 받는다. 상호 이해를 나눠서 본인이 동의를 하고도 금세 잘못을 반복하고 어른을 대하는 태도가 도가 지나치게 아이답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적어도 우리가 키운 아이들이 남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남에게 피해 주지는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주 소수이기는 하지만 이럴 경우에 그런 아이들의 인성과 기본을 다듬어줘야 할 근원적인 책임은 분명히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의 부모나 가족에게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책은 우리의 사회 문제가 되어버린 왕따를 다루면서 “당신의 자녀가 가해자라는 생각을 해보았는가?”, “가해자임을 알았다면 부모로서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방치하여 키운 자녀는 얼마든지 가해자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가해자임을 알고서도 인정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착오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다른 곳에서 문제를 찾을 뿐 아니라, 부모이기 때문에 무조건 자신의 자녀를 믿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왕따는 있어서는 안 되는 나쁜 일이며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학교제도를 포함해 교사와 부모 사회 모두가 함께 해결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를 방치해서 키워 가해자를 만들지 않아야 함은 물론, 왕따를 당하더라도 슬기롭게 이겨 낼 수 있도록 자식들의 기를 살려 주며 키워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조언이다.
왕따는 약해보이거나 순진해 보여서, 소심하거나 만만해 보여서, 눈치 없이 군다고, 나댄다고, 못생겼다는 것이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개입하지 않는 아이들도 자칫하면 자신이 목표가 되어 버리므로 결과적으로 반 애들 모두가 한명을 괴롭히는 형태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현역 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저자는 집단 따돌림으로 일본에서 자살한 사건에 대해서 가해 학생들이 전혀 반성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아아, 뒈져 버렸군. 주물럭거릴 녀석이 없어져서 심심하네”라는 반응을 접하고 충격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라고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괴롭다면 꼭 상담해주길 바란다. 네가 죽어도 그들은 반성 따윈 하지 않으니 절대로 죽지마라. 졸업하면 세상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넓어진다. 그러니 죽으면 안 돼, 그때까지 열심히 살아라.” 그는 눈물로 호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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