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 먹어도 탈 안 나는 건강빵장이 ‘이은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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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먹어도 탈 안 나는 건강빵장이 ‘이은양’씨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3.03.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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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 재배쌀, 무항생제 유정란, 유기농 설탕…착한 먹거리 빵공장 TP

▲아침 5시부터 재료 준비를 시작, 오후에 팔 영양호두파이를 만드는데 열중인 빵공장 TP 공장장 이은양씨
작은 시골 마을, 풍산면 덕산마을에 지난해 문을 연 빵공장 티피(TP)가 ‘착한 먹거리ㆍ착한 가격’으로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첨가물 없는 순수한 우리밀 빵’을 만들어내는 빵공장 공장장 이은양(38)씨는 “시골에서 아이들 간식 한 번 사주기가 힘들어서 직접 집에서 이것저것 만들어 주다가 빵공장을 차리게 됐다”고 한다. 약 2년 전 광주까지 학원을 다니며 빵 만들기를 시작한 그녀는 제과ㆍ제빵 자격증 취득 후 지난해 6월, 자신의 집 바로 옆에 ‘빵공장 TP’를 차렸다.
빵공장이란 이름과는 달리 지난 15일 찾아간 그의 작업실은 공장이라기보다 조금 큰 부엌과 같았다. 작고 아담한 그 곳에서 은양씨는 “내 아이들이 먹는 빵인데 몸에 좋은 것들로만 만들어야죠”하며 몇 번이고 체에 반죽할 재료들을 걸러냈다.

100% 우리밀, 직접 재배한 쌀
이곳의 빵들은 모두 우리밀로 만들어진다. 쌀과 찹쌀, 검은 깨는 마을 논과 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이다. 올해는 밀도 재배를 시작해 수확을 앞두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밀이 나올지는 장담하지 못한다며 “내년, 그 후년에는 좀 더 나아지겠죠?”하며 웃어보였다.
많은 빵들이 줄줄이 늘어선 일반 빵집과 ‘빵공장’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오늘 만들어 손님에게 내 놓는 빵은 초코칩쿠키가 12개, 호두파이가 6개, 쌀 롤케이크, 찰떡머핀, 찰떡 도넛 몇 개가 전부다. 하루 거르고 하루씩, 쌀로 만든 빵과 100% 우리밀 빵을 번갈아 만들어 판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 만들어 주는 빵에다 조금 더 만들어 파는 정도다.
빵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달걀도 항생제를 쓰지 않는 유정란을 사용하고 설탕도 유기농을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롤케이크 속에 들어가는 사과잼, 알밤까지 국내산을 쓰지만 팥은 가격이 너무 비싸 아직 국내산을 쓰지 못한다고. 또 광주에 사시지만 덕산마을에 있는 밭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친정 부모님께 “팥하고 검은 깨 농사지으시면 제가 다 사겠다”고 말했다는 그는 오로지 100% 우리 농산물과 유기농 식재료로 빵을 만들어내는 것이 소원이다.

‘작은 빵집으로 사랑 받고파’
차로 가기 아까울 정도로 가까운 곳, 태풍카센터는 남편 권삼칠(39)씨가 운영하는 농기계, 자동차 수리점이다. 빵공장 이름 옆의 알파벳 ‘TP’도 ‘태풍’의 약자라고. 그녀가 빵을 만드는 작업실도 남편과 그의 친동생이 함께 지을 정도로 든든한 버팀목이자 후원자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시아버지를 모시고 태성ㆍ건영ㆍ유진 삼남매를 키워가는 이은양씨는 “내가 그렇게 빨리 결혼할 줄 몰랐고, 아이들 셋이나 낳아 키울 줄도 몰랐죠. 이 시골에 내려와 빵을 만들 줄은 또 누가 알았겠어요?”라고 말하며 20대에 연극을 하던 시절을 추억했다. 그래도 지금이 행복하다면서.
지난해부터 문을 연 뒤로 은양씨의 세 아이가 다니고 있는 풍산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그리고 옥천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우리밀 100% 빵을 간식으로 먹고 있다. 아이들 간식을 준비해야 할 월요일이 다가오면 허리 펼 시간도 없이 빵을 만든다. 학교나 유치원 관계자들은 좋은 먹거리를 다른 학교에도 소개해보겠다고 권유하지만 재료 준비부터 빵을 만들고 배달과 판매까지 혼자서 해내야 하는 지금 실정으로는 버거워 사양했다고 한다. 그러나 더 많은 아이들이 몸에 좋은 우리밀 100% 빵, 엄마가 만든 것 같은 건강빵을 먹을 수 있도록 앞으로의 계획은 크게 갖고 있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처럼 몸에 좋은 음식은 맛은 별로라는 편견은 빵공장 빵에는 통하지 않는다. 먹어본 사람은 다시 찾는 빵공장. ‘건강한 먹거리’, ‘착한가게’ 바람을 타고 ‘엄마’라는 이름을 앞세워 웰빙빵을 만들고 있는 공장장이자 주방장이자 배달 및 판매사원인 여장부 이은양씨. 매주 월ㆍ화ㆍ목ㆍ금요일 오후 3~7시, 그 날 아침 만든 신선한 웰빙빵을 가득 실은 노란 자동차가 순창읍 이교다리 앞에서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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