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귀농ㆍ귀촌이 늘고 있으며 은퇴자들이 귀농하는 경우가 많다. 구림 운북마을의 권태옥(69ㆍ사진 왼쪽)ㆍ차건휘(75ㆍ사진 오른쪽)씨도 도시생활을 은퇴한 후 이곳으로 왔다. 두 사람은 젊은 시절 도시에서 치열하게 일하다 고향 같은 곳에서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귀촌을 결심했다.
구림 운북과의 ‘인연’
처음 운북마을과 인연을 맺은 것은 권 씨다. 귀촌 7년차인 그는 “35년여 전쯤 한국청년회장 시절 지인이 이 마을 출신이라 가끔 같이 들른 것이 인연이 됐다”며 “공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것에 반해 은퇴 후 이곳에서 살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그런 권 씨의 권유에 차 씨도 3년 전 귀촌을 결심했다. 차 씨 외에도 1명의 지인이 같이 왔고 또 다른 지인이 운북으로 귀촌을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차 씨의 고향은 평안북도 영변으로 15살에 남하했다. 그는 “지금은 갈 수 없는 고향을 대신해 순창을 제2의 고향으로 만들 생각이다”며 “연안 차씨 40대 손이 순창 차씨 1대손이 될 것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반갑게 맞이해준 마을을 위해 조금이나 보탬이 되고자 3년 전부터 마을 경관을 조성하기 위해 벚꽃나무를 심었다.
권 씨는 “시골 마을 사람들 중에는 간혹 외지인을 배척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마을 사람들은 전혀 그런 것이 없다”며 “전혀 배척하지 않고 우리 의견에도 귀 기울여주며 주민들이 화합이 잘 된다”고 자랑하며 식목일 즈음에는 심어 놓은 벚꽃나무에 거름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젠 귀농인 아니라 ‘운북 주민’
이청기 운북마을 이장은 “귀농하신 분 모두 마을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마을 사람들과 잘 어울리려고 항상 노력하신다”며 “마을일이라면 항상 앞장서서 해나가는 모습이 너무 감사하고 이제는 귀농인이 아니라 운북 주민이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순창의 귀농ㆍ귀촌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군에서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귀농ㆍ귀촌 인구에 대한 지원이 적다는 것. 차 씨는 “우리 순창은 다른 지역에 비해 귀농ㆍ귀촌에 대한 지원이 적은 편이라 특별한 인연이 없으면 귀농ㆍ귀촌이 힘든 곳이다”며 “우리는 크게 지원을 받을 생각은 없지만 앞으로 귀농ㆍ귀촌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다른 치역과 차별화 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순창이 발전하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며 “7월에는 옥수수 먹으러 꼭 와”라고 말하는 그들은 이미 ‘귀촌인’이 아닌 누구보다 순창을 생각하는 인심 좋은 ‘순창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