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바라며 걷는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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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바라며 걷는 ‘섬진강’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3.04.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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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푸름’ 두 눈에 담고 이 ‘바람’ 두 볼에 담고 이 ‘햇살’ 두 손에 담고

알록달록 하나씩 손에 든 풍선들이 갖가지 꽃들과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을 이뤘다. 풍선을 든 다른 손엔 파란 한반도가 그려진 단일기를 쥐고 섬진강을 걷던 이들은 지난 13일, 전쟁을 반대하고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였다.

아침 9시부터 동계 구미장수회관 앞뜰에 모인 참가자들은 설렌 표정으로 풍선을 불고 운동화 끈을 가다듬었다. 김민국ㆍ김은비(구림중 3년) 학생과 5명의 친구들은 친구들과 함께 참가자들에게 풍선과 단일기를 나누었다.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마음이 새겨진 풍선이 하나 둘 커지고 이내 걷기가 시작됐다. 선두에 선 양병완 현장체험휴양귀미마을 추진위원장은 뒤따라 걷는 참가자들의 걸음에 맞춰 속도를 늦췄다 재촉하기를 반복하며 걷기를 이어나갔다.

참가자들은 예향 천리 마실길을 따라 장군목 요강바위까지 걷는 동안 완연한 봄을 온 몸으로 느꼈다. 순간을 오래 간직하고자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 찍기에 바빴다. 가족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다. 퀴즈를 풀면서도 펄럭이는 단일기를 보며 잠시나마 한반도의 평화를 바랐다. 이 아름다움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길 바랐다.

섬진강 줄기 따라 3시간의 걷기. 드디어 12시 30분 요강바위에 도착했다. 하늘만 쳐다보던 이들은 양병완 위원장의 소리에 맞춰 사랑가, 사철가, 축가 오늘이오늘이소서 등을 따라 불렀다. 쭈뼛쭈뼛 어색해하고 쑥스러워 듣기만 하던 이들이 한 번 더 하자고 재촉할 정도로 흥이 났다. 미처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이들은 마을회관에서 편백나무 비누 만들기 체험을 하던 도시에서 온 체험객의 다슬기 수제비를 나눠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시골 사람ㆍ도시사람이 서슴없이 어우러지듯 남과 북의 주민들도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점심을 즐겼다.

전쟁 도발을 중단하고 평화 유지를 위한 염원을 주민과 함께 표출하고자 준비한 이번 섬진강 마실길 걷기 대회에는 80여 주민들이 참여했다. 행사를 준비하는 주축이었던 오은미 도의원은 이날 “오늘 섬진강 마실길 걷기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아슬아슬한 남북관계가 지속되고 전쟁의 위기가 코앞에 와 있는 상황이 되자 이제야 남북대화를 시도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 아름다운 날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단일기를 들고 걸으며 봄을 만끽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지난달 전쟁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던 이기수 통합진보당 순창지역위원장은 “직업ㆍ계층ㆍ이념 등 모든 것을 다 떠나서 한반도 내에 전쟁은 없어야 한다. 평화를 염원하는 이러한 행사에 많은 군민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위의 성격이 아닌 작은 행사로 걷기대회를 준비했다. 통합진보당, 군내 평화유지단체, 농민회, 자유총연맹, 자전거 모임, 산악회 등 많은 이들이 모여 준비한 행사에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주셔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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