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랑하는 우리의 쫄리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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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랑하는 우리의 쫄리 신부님
  • 김귀영 독자
  • 승인 2013.05.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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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귀영(순창읍 민속) 전) 초등학교 교사

마음이 심란하여 길을 나섰다.
불혹(不惑)이나 또는 지천명(知天命)을 넘어, 이순(耳順)의 길에 접어들었지마는 삶의 현실이란 것이 늘 그러하기 마련이다.
풍전등화(風前燈火). 살아가는 일이 누구에게든 풍전등화 같은 일.
시련이 곧 은혜라고 여기고 수많은 시험과 연단을 통해 더 큰 가르침을 얻는 삶이기에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우리의 사랑하는 쫄리 요한 이태석 신부님의 묘소앞에 무릎을 꿇고 묵상에 잠긴다.
이곳 천주교 살로시오회 성인 묘역. 법정스님의 불일암과 함께 내 영혼의 가장 큰 쉼터요,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쫄리 신부님!
아프리카의 남수단 톤즈. 1년 내내 40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태양의 나라. 헐벗고 굶주리며 한센병이 만연하고, 전쟁으로 모든 것이 부서지고, 물 한동이를 얻기 위해 하루 종일 걸어야하는 아낙네, 팔 다리가 잘린 장애인, 학교가 없어 빈둥거리는 아이들로 가득 찬 곳.
어디서부터 무엇을 할지 모르는 곳에서 학교를 지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브라스밴드를 구성하여 전쟁의 참혹대신 보석 같은 재능을 찾아주고 하루에 200~300명의 환자를 돌보며 인간적으로 그토록 힘든 생활을 견디시다 정작 자신은 1년여의 암투병 끝에 젊디젊은 48세의 나이로 영면하신 쫄리신부님! 무엇이 그토록 그분을 희생하게 만들었을까?
고통과 질곡의 온갖 애환을 기쁨과 찬양으로 승화하시어 우리네 중생들에게 가르침을 주신분.
몇해 전 순창군 향토회관에서 수단의 슈바이쳐로 불리던 신부님의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던 그때의 감동을 잊지 않았는가? 가진 것 하나를 열로 나누면 10분의 1로 나뉘는 수학공식과 달리 행복의 원천이 되는 참된 수학은 나누면 오히려 1000배 만배가 된다는 말씀, 진정과 애련이 가득한 신부님의 ‘묵상’을 들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그때의 감동.
‘십자가 앞에 꿇어 주께 물었네 눈물을 흘리면서 주께 물었네(중략) 난 사랑하리라 내 모든 것 바쳐.’
살아가면서 신부님의 모습을 닮도록 노력하자. 꿈만 꾸는 사람이 아니고 꿈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거친 들판의 아름다운 꽃들도 다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피우니 살아가는 일상의 저항과 부딪침에 흔들리거나 안주하지말자. 퇴직 전 준비한 한국어교사 자격증으로 몇 차례 응시하여 낙방한 코이카(해외봉사단) 시험을 올해는 꼭 합격하여 동남아의 밀림속이거나 아프리카의 오지든지 남은 삶을 보람 있게 보내도록 하리라.
사랑하는 쫄리 신부님! 당신이 진정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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