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해? 되물었던 배드민턴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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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해? 되물었던 배드민턴 ‘2위’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3.05.16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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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도민체전 화제의 선수단 ‘배드민턴’

▲2013 전라북도민체전 배드민턴 군 대표선수단이 1회전 16강 경기를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3 전라북도민체육대회에 참가한 배드민턴선수단이 종합 2위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는 소식에 모두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확실해요?”
김제실내체육관에서 지난 11~12일 이틀 동안 진행된 배드민턴 경기 결과, 순창배드민턴선수단이 종합 점수 1000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전주시가 차지했고 김제시와 남원시가 공동 3위를 차지, 군에서는 유일하게 순창 선수단이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군 대표 선수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환호를 질렀다. “점수 합산 결과 종합 2위는 순창”이라는 사회자의 말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순수하게 우리 힘으로
이번 대회는 전국 최초로 엘리트체육(선수 출신)과 생활체육(동호인)이 어우러진 대회로 치러졌다. 배드민턴도 엘리트 선수가 출전 가능한 1부와 동호인만이 출전하는 2부로 구분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1부는 남자복식ㆍ여자복식ㆍ혼합복식, 2부는 50대 혼합복식ㆍ30대 여자복식ㆍ40대 남자복식ㆍ40대 여자복식ㆍ30대 남자복식 순으로 경기를 펼쳤다. 준결승까지는 ‘시’와 ‘군’이 따로 경쟁을 해 결승에서 ‘시’ 대표와 ‘군’ 대표가 맞붙는 방식이었다.
쟁쟁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 사이에서 순창을 대표해 출전한 동호인들은 큰 목표를 잡지 않았다. 1회전 승리. 8강에 오르는 작은 목표를 갖고 선수들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 군을 대표해 경기를 뛴 배드민턴 선수는 후보를 포함해 총 24명이다. 모두 군내에서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군민들이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지 않겠나하는 마음으로 함께 모여 훈련을 해왔다고 한다.
1부 첫 상대는 임실군, 2부 첫 상대는 완주군이었다. 아슬아슬한 경기가 펼쳐졌다. “순창 파이팅!”, “잘한다, 순창!”이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경기장에 가득했다.
결과는 나란히 8강 진출. 목표를 이룬 선수들은 마음을 다잡았다. 8강 상대는 1ㆍ2부 각각 무주군과 고창군이었다. 8강 역시 접전을 벌였으나 2부 선수단은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아쉬움도 잠시, 2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1부 경기는 흥미로운 상황이 벌어졌다. 생각지도 않았던 고지현ㆍ황연주 여자복식조가 승리를 거둔 것. 곧이어 혼합복식에서도 상대를 이기고 4강에 진출, 경기장은 잔치 분위기였다.

공동 3위가 아니라 2위?
4강 경기부터는 이튿날인 12일 아침 9시부터 진행했다. 1부 선수단은 오전 7시 40분, 김제로 출발했다. 상대인 완주군은 6명의 선수 모두 현직 동호인 코치 및 에이(A)급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부담 없이 경기를 치렀다. 세트 점수 3대 0으로 패했다. 선수들은 “그래도 공동 3위는 했다. 상장은 받아갈 수 있다”고 격려했다.
결승경기가 모두 끝나고 시상식이 시작됐다. 우리 군 대표선수단은 2위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예상치도 못했던 경기결과에 놀란 군 배드민턴 대표 선수들의 환호가 울려 퍼졌다. 선수 출신 및 코치들이 출전한 쟁쟁한 대회에서 순수하게 군내 동호인만으로 선수단을 구성해 대회에 출전했기에 더욱 뜻 깊은 성적이었다.
도연합회 관계자는 “올해부터 도민체전 채점방법이 바뀌어 예선 첫 경기부터 승리점수가 부여, 본선 결과와 예선 결과 합산점수로 종합순위를 결정했기 때문에 1ㆍ2부 나란히 8강에 진출한 순창이 많은 점수를 획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기욱 순창군배드민턴연합회장은 “선수를 구성하면서 군 출신의 현직 코치나 선수 등 실력 있는 분들을 영입할 수도 있었지만 연합회 경기이사 및 감독ㆍ코치, 그리고 직접 경기를 뛰는 선수들과 함께 ‘우리 힘으로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1회전 통과를 목표로 삼았는데 종합 2위라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지만 그래도 트로피를 타니 날아갈 듯이 기쁘다. 이틀 동안 고생한 선수들 모두 애쓰셨다”고 말했다.
트로피를 받아들고 밖으로 나온 선수들은 “생전에 배드민턴으로 이런 트로피를 언제 또 타보겠나”라며 돌아가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인터뷰 -차종현 감독(37ㆍ순창읍 교성ㆍ순창초 스포츠강사)

▲차종현 감독이 트로피를 손에 들고 감격의 입맞춤을 하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2위, 웃음이 절로 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순수 동호인들만 구성해 나간 대회에서 생각지도 못한 큰 성과를 얻어서 기쁩니다. 10년 동안 순창 배드민턴 코치로 활동하면서 오늘처럼 기쁜 날이 또 있었나 생각합니다. 어제 오늘 대회에서 열심히 뛰어주신 선수들,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그리고 경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오셔서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신 적성배드민턴클럽 동호인, 순창군의회 최영일 군의장 및 의원, 그리고 사진까지 찍어 에스엔에스(SNS)에 자랑해주신 오은미 도의원, 많은 응원단 여러분도 고맙습니다. 순창 배드민턴이 이만큼 성장했다는 결과물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다만 일반부를 비롯해 학교 체육에서도 배드민턴이 활성화되어 순창에서 열리는 내년 도민체전에서는 일반부와 학생부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군 차원의 많은 지원이 뒤따라주기를 소망합니다. 이번에 1부 여자복식에서 젖 먹던 힘을 다 해 경기를 뛰어준 와이프 연주씨, 고맙습니다. 나도 함께 코트에서 경기를 뛰고 있다는 생각으로 지켜봤는데 누구보다 자랑스러웠습니다. 부족한 나를 항상 챙겨주고 잘 하지도 못하는데 아껴줘서 감사합니다. 표현은 잘 못하지만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순창 배드민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순창 배드민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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