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77) 단풍처럼 아름다운 황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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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77) 단풍처럼 아름다운 황혼을 위하여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3.06.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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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은 열매에서 새싹이 피어남이며 젊음은 꽃이고 중장년은 열매가 성장함이며 노년이란 열매의 완숙을 의미하고 죽음이란 열매가 새로운 태어남을 위해 흙으로 자연으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죽음을 거부하는 것은 열매가 흙으로 돌아가지 않고 나무에 계속해서 매달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자연에 반하는 짓이다. 열매가 흙으로 돌아가면 다시 태어나지만 나무에 매달려 있으면 영원히 죽는 것이다.
가을이 되어 낙엽을 준비하는 단풍의 계절이 되면 자연이 준 아름다움을 감상하려고 사람들이 산으로 모여든다. 단풍이란 나무에 있어 한해를 마무리하는 황혼에 해당하며 사람으로 치면 삶을 마무리하는 노년에 해당한다. 다른 것은 움직이지도 말도 못하는 나무의 황혼은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발길, 눈길을 끄는데 비해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의 황혼이 관심을 끌지 못하고 발길, 눈길이 멀어진다는 것은 사람의 황혼이 나무의 황혼만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몸을 중심으로 한 삶의 결과이다. 아름다운 황혼을 만들기 위해선 아름다운 마음이 삶을 지배해야 하며 아름다운 마음이 삶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영혼이 마음을 지배해야하고 영혼은 입신의 경지를 삶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보살외인 범부외과(菩薩畏因 凡夫畏果) 깨달음의 지혜를 터득한 훌륭한 사람은 재앙의 씨앗을 두려워하고 보통 사람은 결과인 재앙을 두려워한다. 청춘은 씨를 뿌리며 중년은 그것을 가꾸고 노년은 열매를 거두는 시기이다. 심는 데로 거두는 것은 세상의 이치이다. 행복한 삶, 행복한 노후를 위해선 젊을 때부터 행복의 씨를 심고 잘 가꾸어야 한다. 이유 없는 행복에는 재앙이 숨어있을 뿐이다. 재앙의 나무에서 행복의 열매가 열릴 수는 없는 것이다. 젊어서 재앙을 심고 노후에 복을 거둘 수는 없다.
젊어서 복을 심는다는 것은 시간을 소중히 하여 열심히 배워 지혜의 재료인 지식을 쌓고 겸손으로 지혜를 키우며 부지런히 일하고 검소함으로서 궁핍을 예방하며 교만을 멀리하고 남과 다투지 않음으로서 원한을 짓지 않으며 욕심을 경계하고 절제를 벗 삼으며 덕을 베풀어 인심을 모으는 것이다. 재앙을 심는다는 것은 교만하며 욕심을 앞세움으로서 남과 잘 다투며 게으르고 사치하며 낭비가 심하여 궁핍을 자초하고 불의한 이익을 경계하지 않고 덕을 멀리함으로서 원한을 만드는 것이며 무절제한 생활습관으로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는 것이니 바로 노후의 불행을 예약하는 일이다.
노년이란 삶이 종점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이제 삶의 차에서 내릴 준비를 해야 한다. 삶을 총정리하여 마무리 할 완성 단계이며 삶의 짐을 내려놓을 때이고 돌아갈 준비를 할 때이다. 돌아감이란 자신의 근원인 무로의 회귀를 의미하며 무로의 회귀를 위해선 욕망과 집착의 틀을 벗어놓고 욕심 없이 보며 욕심 없이 듣고 말을 줄이며 무욕으로 말하며 주장을 줄이고 이해득실에 민감하지 않아야 하며 기쁨과 즐거움에 쉽게 뜨거워지지 않고 슬픔과 분노에 쉽게 허물어지지 않으며 정신을 무아의 경지에 이르게 함으로서 마치 때에 찌든 오래된 옷을 버리듯이 담담한 마음으로 몸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어른들은 죽음의 같은 말로 돌아가셨다. 몸을 부렸다고 한다. 무에서 와서 무로 가니 돌아감이요, 산다는 것이 짐을 짊어짐을 의미하고 몸이 영혼의 짐이니 짐을 내려놓음을 부렸다 한다. 잠시 후에 몸의 짐을 내려놓으면 몸에 속한 모든 것들 또한 몸과 함께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요. 몸이 돌아가면 몸과 함께 돌아가야 할 것들이다. 욕심을 집착을 버리지 못함은 몸이 가는데 실체가 없는 미련만 붙들고 있겠다는 것이다. 몸을 내려놓기 전에 삶의 짐을 하나씩 내려놓아야 한다. 욕심을 버려 남의 눈에 거슬리는 일이 없어야 된다. 어린 아이의 욕심은 철이 없는 욕심이라서 밉지 않고 젊은 사람의 욕심은 아직 미숙한 탓으로 봐줄만 하지만 완숙에 도달해야 할 노년에서의 욕심은 스스로 평생을 추하게 살아왔음을 증명한다.
욕심을 버림으로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절제와 친함으로서 남는 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며 집착과 미련을 버림으로서 유쾌한 인상을 놓고 가며 말을 줄이고 침묵과 친해짐으로서 실언의 기회를 줄이고 자신을 뒤로 돌려 남 앞에 나서지 않음으로서 젊은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며 자기를 세우려 하지 않음으로서 남과의 다툼을 예방한다. 자기란 남이 세워 주는 것이지 스스로 주장한다고 해서 자신이 세워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겸손이야말로 자기를 세우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인간의 결함은 노력으로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없이 할 수는 없다. 서운한 감정은 그때그때 즉시 지우고 용서 받고 싶은 마음으로 용서하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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