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틀계 또는 이우회(二友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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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틀계 또는 이우회(二友會)
  • 김귀영 독자
  • 승인 2013.06.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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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귀영(60 순창읍 민속) 전) 초등학교 교사

얼마 전에 친한 벗 몇 명과 이틀 만에 만나자는 뜻으로 이틀계 모임을 만들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1년 365일이 모자라서 366일을 만나기도 했지만 모두의 건강을 챙기자는 뜻으로 이틀계(?)로 축소 조정!
그리하여 마누라에게 늘 핑계 대던 아무개의 모친 조문으로 어느 어느 장례식장에 가노라하는 구차한 변명과 이미 돌아가신 고인에 대한 죄스러움조차 사라지고 공식적이고 합법적으로 이틀계 모임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각설하고, 독자 여러분의 넓으신 아량과 이해로 몇차례 썼던 인생독본 같은 이야기는 접기로 했다. 너무 골치 아픈 원론(原論)적 이야기는 사과드리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각론(各論)처럼 써보기로 했다.
논(論)이라하니 거창할 것 같지만 제목을 보시다시피 한~참 쓰잘데 없는 이야기일수도 있으니 한 번 더 용서 바란다.
혹자들은 말한다. 나이 들어서 꼭 필요한 것이 건강이요, 돈이요, 마누라라고.(참으로 이기적인 발상이다)
현실적으로는 그중에서 돈이 제일이리라. 심지어 저승사자에게도 노잣돈을 챙겨주지 않던가. 어렸을 적 상여 메고 가시는 어르신들이 상여 줄에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배추 잎이 꽉 찰 때까지 앞으로 전진 뒤로 후퇴만(?) 수십차례 하지 않던가?

‘이틀계’의 발상은 이렇다. 늙어갈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자!
그리하여 재(財)테크 보다는 우(友)테크를 회칙 제1조로 한다.
제2조 회비는 1만원 이내로 한다 등의 기본 회칙으로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또 공자님 말씀이지만 ‘유붕이자원방래(有朋이自遠方來)’하니 ‘불역낙호(不亦樂乎)’아라!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살기는 모두 대략 반경 1~2킬로미터(km) 안에 사니 모두 너무 멀리(?) 살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무엇이 그리 바쁜지 정해진 곗날, 초등학교 55회 동창계부터 26회 공우회, 동갑계. 부부 동반계 등 말고는 만날 수가 없으니 이틀계를 새로 만들어 우정을 과시하자는(?) 빛 좋은 개살구를 안주 삼아 뜨겁게 소주병을 까는 것이다. 과연 세상 어디에도 둘도 없는 착한 남자들이여!
웃자고 사는 것이 인생이요, 일소일소(一笑一少)라 하니, 우울한 심정으로 피차간에 마음의 상처만 입지 말고 서로 서로 이틀계에서 만나 훌훌 털어버리자. 모든 것은 다 지나가리라 했으니 슬픔도 기쁨도 순간일 뿐 영원이 아니요 얽매이지 말고 살자.
이번 달에는 1년에 한 번씩 하는 순창, 서울 간 55회 총동창회로 모여 깨복쟁이 친구들과 실컷 한바탕 놀 생각을 하니 가슴 설렌다. 순신이랑, 태복이랑 한동안 뜸했던 언이랑 또 그리운 가시네들과 어디 노래방에서 한바탕 소리를 질러대겠지.
나는 변함없이 18번 조용필의 친구여를 부를 것이고, 종영이는 새로 나온 신곡까지 모조리 안다고 한 시간 동안 마이크를 놓지 않을 것이니 걱정이다. 언제 불꽃노래방에서 두어 시간 연습이나 할까?
이틀계 이름을, 이우회로 하기로 했다. 이틀 만에 만나거나 또는 둘이만 만나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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