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흥 동서마을 주민 “잘 먹고 구경도 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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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흥 동서마을 주민 “잘 먹고 구경도 잘하고”
  • 김민성 편집위원
  • 승인 2013.06.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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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마을 여행기

▲ 복흥 동서마을 주민들이 용인에버랜드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복흥면 동서마을 주민들이 지난 7일 용인에버랜드로 소풍을 다녀왔다. 오래전 윤점례 부녀회장 시절 아주 좋은 기억으로 다녀온 적이 있어 이곳으로 정했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부지런하고 능력남으로 소문이 자자한 김선옥 이장님이 방송을 한다. “주민 여러분 마을회관 앞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6시30분이 되자 거의 대부분이 모였다. 군수님도 보이고 복흥면장님, 조합장님 얼굴도 보인다. 다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잘 다녀오라고 말을 건네자 축제분위기다.
출발시간은 다가오는데 동서마을의 매력녀 정필남 씨가 보이지 않는다. 어제 과음을 좀 하셨나. 7시 드디어 출발! 전주 이서 휴게소에서 김과 밥을 대충 말아 갓 담은 김치와 홍어무침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물론 소주잔도 오간다. 이래서 여행이 좋다. 늘상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어디론가 떠나는 설렘이 있어 좋다.
이장님이 마이크를 잡는다. “이렇게 많이 참석해줘서 고맙습니다. 오늘만큼은 모든 것 다 잊고 즐겁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김기복 노인회장님도 구수한 말씀을 전한다. “아무쪼록 오늘 많이 드시고 신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로 이사 오신 신재봉 씨 부부와 서영녀 씨 소개에 이어 이장님이 주민자치프로그램에서 배운 솜씨로 멋들어진 노래 한곡을 뽑자 이쪽저쪽에서 박수와 술잔 오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어 평소 일하나만큼 끝내주는 김봉문 씨가 할미꽃 사랑이라는 노래를 부르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진다. 마음에 절절히 와 닿는 가사가 좋다. 이어서 비트 빠른 음악이 시작되자 관광차는 순식간에 클럽으로 돌변한다. 간단한 몸동작이지만 은근히 매력 있고 중독성이 있는 관광버스 춤이다. 상체와 엉덩이는 바삐 움직이되 발바닥은 그대로 둔 채 음악에 빠져든다. 이 몸은 몸치라 이것도 못하겠다. ‘에따 모르겠다’ 심정으로 흔들어야 관광버스 춤이 진짜다.
▲ 달리는 버스 안은 흥이 넘친다.
나흘 징검다리 휴가기간이어서인지 에버랜드 가는 길이 녹록치 않다. 자가용차가 눈에 많이 띈다. 김기복 노인회장님이 “내가 저 사람들한테 차를 한 대씩 사줬더니 저렇게 밀린다”고 농을 건네자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 
드디어 주차장이 보인다. 송동순 부녀회장님과 함께 표를 구입한 사이 어르신들은 점심을 드셨다. 차안에서 각종 과일이며 치킨이며 떡이며 음료수를 많이 먹었지만 구경을 하려면 배를 든든히 채워야 한다.
입구로 향하는 길.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는 어르신들로서는 몇십미터 거리도 갈재고개 넘는 것처럼 힘들다. “아짐, 젊었을 때는 날라 다녔는데”라며 이장님이 할머니를 업고 입구로 걸어간다.
이날 동행 인원은 마흔 두 분. 보행 상태에 따라 몇 팀으로 나뉜다. 정히 걷기가 힘드신 분과 이미 술기운에 취한 분들은 정문 의자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30도가 가까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동서마을 주민들은 기분이 좋다. 서로 농담도 하고 한참을 기다려 놀이기구도 타본다. 나이 드신 분들 입장에서는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여행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에버랜드 방문객은 젊은 연인들과 가족들이 대부분이다. 노인 분들은 우리 동서마을 사람뿐이다. 어르신들이 다녀가기엔 부담스런 코스였지만 당당하게 씩씩하게 에버랜드 구경을 다녔다.
저녁은 소고기로 유명한 산외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회를 먹을 예정이었지만 철이 철인지라 메뉴를 바꿨다. 산외로 가는 길, 복흥과 가까워지는 길은 더 흥겹다. 조광운 전 이장님이 노래 서너 곡을 뽑고 김봉문 씨도 ‘할미꽃 사랑’ 앵콜 요청을 받아 한 번 더 들을 수 있었다. 집안 형님인 이장님의 호출이 떨어져 ‘거짓말’과 ‘남자라는 이유’로 두 곡을 불렀다. 제일 연소자 부부인 관계로 어르신들이 좋아해주시니 감사하다. 다시 클럽으로 변한 관광차는 계속해서 달려 도착한 산외마을. 한때는 문전성시를 이뤘던 곳 아닌가. 그런데 놀랍게도 불이 켜진 정육점은 몇 군데 보이지 않았다. 정직하지 못한 상술의 결과다. 그나마 영업을 하는 곳은 질로 승부를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고기 맛도 더 부드럽다. 아주 귀한 하나를 배운다. “우리 마을의 2억원 향토산업마을도 마을농가식당도 열심히 정직하게 해야겠다.” 
이제는 마무리 시간. 이장님의 갈무리가 멋지다. “어디 가더라도 결국은 돌아오는 곳 우리 동서리입니다. 뭐가 좋다고 오는 건지 몰라도 마지막은 항상 이곳으로 오게 되더라구요. 앞으로 더 단합하고 화합하는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노력합시다.”
아침 7시에 출발한 버스가 저녁 느즈막이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내일을 위해 각자 집으로 흩어지니 이로써 동서마을 소풍은 내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린다. 잘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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