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79) 승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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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79) 승부에 관하여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3.06.28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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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이성보다 욕구와 감정에 지배되는 존재다.”[데이비드 흄]
현대 사회는 욕망의 감정이 이성을 지배하는 사회이다. 욕망의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는 눈이 없이 가는 사회이다. 우리가 사는 현대라는 사회는 경쟁과 승부가 일상화 되고 있다. 미래의 평화를 위해 경쟁의 역기능을 억지하고 경계해야 할 교육계는 오히려 앞장서서 경쟁을 부추김으로서 교육의 본분에 역행하고 있다. 경쟁심이란 과정의 아름다움을 목표로 하지 않고 승리만을 목표로 한다. 경쟁심과 승부욕은 이득을 지향하기 때문에 이성보다는 욕망의 감정을 더 가까이 한다.

쟁자인지소말야(爭者人之所末也), 다투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말단의 선택이다.[회남자]
욕심의 감정은 욕정이 되고 욕정이 주도하는 경쟁은 이성과 도리를 외면함으로서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사악함을 불사한다. 선악을 구분하지 않고 욕망에 의해 움직여가는 사회는 미망에 의한 경쟁과 허망한 승부를 위해 삶을 낭비적으로 소모함으로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경쟁을 조장하는 사회는 불행을 조장하는 사회이다. 경쟁과 승부는 남을 대상으로 할 때 과열을 낳으며 경쟁의 과열은 필연적으로 반칙을 불사하게 되어 사회악을 만든다. 반칙이 난무하는 사회에서는 이성과 정의가 실종된다. 승부의 본성상 남과의 승부는 아름다운 승부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인간은 어둠 속에서 빛을 추구하는 존재이다.”[플라톤]
이성은 신에 속하고 신은 눈을 상징하며 눈은 지혜를 상징하며 지혜는 밝음을 상징한다. 욕망의 감정에는 눈이 없다. 하여 무엇이 선과 악을 만들며 무엇이 재앙의 씨앗이며 무엇이 행복의 씨앗인지 구분하지 못하며 눈이 없이 언동 한다. 이성의 눈을 결여한 사회는 위험을 예비할 줄 모르는 미래가 없는 맹목적 사회이다. 세상이 발전한다는 것은 욕정의 어두움이 지배하는 사회가 사라지고 이성의 빛인 양심이 지배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천도부쟁이선승(天道不爭而善勝), 한울의 도는 다투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노자]
한울의 도는 공존을 지향하고 독식을 싫어한다. 독식은 세상의 불화를 만든다. 때문에 차면 넘치게 하여 덜어서 부족한 곳에 채워준다. 남에게 아픔을 주지 않는 승리, 패자가 없는 모두가 함께 이기는 승리, 덕이 물욕과 명리를 이기는 승리, 세상의 재앙 대신 복을 만드는 승리, 이성이 감정을 이기는 승리, 절제가 욕망을 이기는 승리, 이러한 승리를 참 승리 진정한 승리 아름다운 승리라 한다.

실승선야명승치야(實勝善也名勝恥也), 참되고 진실함이 승리하는 것을 선이라 하며 껍데기를  장식한 명예가 참된 것 진실한 것을 이기는 것을 부끄러운 것이라 한다.[주자통서]
진실은 삶의 주인이고 명예 명칭 명분은 삶의 객이다 하여 주객이 바뀜을 부끄러움이라 한다.
욕승인자필선자승(欲勝人者必先自勝), 남을 이기려면 반드시 자신을 먼저 이겨야 한다.[여씨춘추, 선기]
이길 승은 나을 승이다. 남을 이기기 위해서는 남보다 나은 내가 되어야한다. 남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는 내속의 눈 없는 나인 욕정을 이김으로서 사회에 재앙이 되지 않는 나, 누를 끼치지 않는 나, 세상의 행복에 기여하는 부끄러움 없는 내가 되어야 한다. 능력이 앞서는 것은 도구적 승리일 뿐이다. 양심의 승리를 인간 승리라 한다. 선한 승부는 자기와의 승부일 때만이 비로소 가능해진다.

“예수께서 앉으셔 열두 제자를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사람의 끝이 되어야 하며 뭇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마가복음 9;35]
“커 보이기 위해 발가락을 세우면 오래 서 있을 수 없고 폼을 잡기 위해 발을 벌리고는 오래 걸을 수 없으며 자기를 눈에 띠게 하려면 오히려 가려지고 자기만 옳다면 밝은 사람이 아님을 드러내는 것이며 스스로 자랑하면 공이 없어지고 자신만만하면 오래가지 못한다. 이런 것은 식후의 음식 찌꺼기와 같은 것으로 불필요한 삶의 혹이며 군더더기로서 인물이라면 다 싫어한다. 그런고로 도리를 알고 처신하는 사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노자24]
마음을 영혼에 맡기고 영혼을 신에게 또는 도에 맡긴 사람을 성인이라 한다. 성 어거스틴은 신의 속성은 첫째 겸손이요 둘째 겸손이며 셋째도 겸손이라 했다. 겸손이란 섬기기 위함이니 섬김은 곧 신의 마음이다. 마음이 신에 가까운 사람은 겸손하여 섬기려하며 정신이 황폐한 사람만이 이기기를 좋아한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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