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선여류/ 충고와 비판을 잘 받아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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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선여류/ 충고와 비판을 잘 받아들이니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3.06.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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從 따를 종 善 좋을 선 如 같을 여 流 흐를 류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59

현대의 조직사회에서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고 이익을 높이기 위해 하의상달과 상의하달을 말하면서 상호간 또는 상하 간 의사소통을 강조한다. 또 사람들은 어떤 의사를 결정할 때면 갑론을박하여 토론을 벌여 최선의 결정을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조직보다는 자신의 것을 더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 결국 불신과 오해가 생겨 소통이 되지 않아 가야 할 방향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기의 이익을 위해 패거리를 만들어 옳지 않은 생각이 집행되는 경우도 많다. 갈릴레이가 ‘지구가 돌고 있다’ 고 했을 때, 다수가 그게 아니라고 했다 해서 그 진리가 바뀌지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소수의 의견이 옳다면 다수가 반대하더라도 이것을 과감히 실행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때로는 독선이 되는 수도 있으니 경계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종선여류(從善如流) 즉, 물이 빠르게 낮은 쪽으로 흐르듯이 선(善)임을 알았으면 지체 없이 이에 따라야 하며 서슴지 않고 착한 일을 하는 태도와 남의 충고와 비판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들이 늘 지향하고 기억해야 할 말이다. 즉 고집불통으로 남의 의견을 잘 듣지 않는 강퍅자용(剛愎自用)한 자가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온다. 종선여류, 의재(從善如流, 宜哉), 옳은 것을 따름이 물 흐르듯 명료하구나.

춘추(春秋)시대 어느 해, 초(楚)나라가 정(鄭)나라를 치므로 이웃 진(晉)나라가 난서(欒書)에게 군대를 주어 구원하게 하였다. 난서를 만난 초군은 중과부적이 되어 정나라를 치지도 못하고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난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초나라의 속국인 채(蔡)나라를 치기로 하였다. 이에 초나라가 급히 작은 나라인 신(申)나라와 식(息)나라에 사람을 보내어 채나라를 구하도록 하였다. 
이때 난서 수하에 있던 부장들 대부분은 공을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기며 주먹을 불끈 쥐고 왕성한 투지를 보이며 싸우자며 나섰다. 하지만 부장들 중 세 명이 동의하지 않았다.
“장군님! 우리의 출병목적은 정나라를 구원하기 위한 것이었지 채나라를 치러 가자고 한 것이 아닙니다. 정의롭지 못한 전쟁을 보고 사람들이 도살행위라 치부할 것입니다.”
“물론 싸움이 애초의 명분과는 좀 달라지긴 했지만 이 기회에 전공을 세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네만….”
“겨우 초나라의 속국들이나 친 것에 불과하여 어떤 명예도 얻지 못하고 혹여 지기라도 한다면 이런 치욕이 어디 있습니까? 철군하셔야 합니다.”
난서가 듣고 보니 과연 틀린 말이 아니므로 바로 철군명령을 내리려고 하였다. 이에 다른 부장들이 바로 불복하여 외쳤다. “장군! 십여 명이 넘는 부장들 중 단 세 명만 전장에 나가지 않으려 할 뿐입니다. 다수가 진격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는데 왜 따라 주지 않는 것입니까?”
난서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다수인이 옳은 의견을 내 놓았다면 당연히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옳은 의견이 아닌데 다수가 찬성하였다 하여 따르는 것은 더욱 문제가 있다. 찬성하는 사람이 많은 것보다 정확한 의견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누구든 그 의견이 맞기만 하면 누구든 다수를 이길 수 있어야 할 게 아니겠나.”
이처럼 남의 충고와 비판을 잘 받아들이는 난서의 이러한 태도와 명철한 결정은 후세 사람들의 찬미를 받았다. 많은 사학가들이 ‘그가 도리와 이치에 맞는 말을 받아들인 것이 마치 물 흐르듯 명료하였다’고 평가하여 이 성어를 만들어 냈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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