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순창여성농민회 토종학교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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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순창여성농민회 토종학교를 다녀와서
  • 윤애경 농민
  • 승인 2013.07.0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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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애경(풍산 용내) 순창군여성농민회원

6월 27일부터 28일, 이틀 간 순창군여성농민회 토종씨앗학교가 열렸다. ‘토종농산물 보존ㆍ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토종씨앗으로 농사를 짓는 농가에 직불금을 지급하며, 종자은행까지 갖추고 있는 경상남도의 선진적인 활동을 체험하기 위하여 창녕으로 향했다.
토종씨앗의 실태조사가 가장 많이 진행되고 가장 많은 채종포를 운영하고 있는 횡성군 여성농민회의 사례, ‘여성농민이 찾아낸 119가지 토종씨앗 이야기’를 예쁜 책으로까지 펴낸 제주여성농민회, 토종 농산물을 지으면 다른 직불금과 상관없이 또 직불금을 더해주는 경남도청의 사례, 다양한 토종종자들이 널찍한 채종포에서 마음껏 크고 있으며 종자은행까지 갖추고 있는 경남 농업자원 관리원의 견학, 창녕 여성농민 스스로 진행하고 있는 토종씨앗 채종포 운영 사례와 일부 깨어있는 자치단체가 진행하고 있는 것 등 토종씨앗 사업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씨앗. 그것은 생명이고 설렘이다. 그것은 새로운 희망이고 추수하게 될 작물의 기대이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부의 권리이다.
그러나 그 권리가 시시각각 독점자본에 의해 위협당하고 있다. 흥농종묘 등 우리나라의 큰 종자회사들이 외국의 자본에 흡수된 지 오래고, 청량고추 한 입 베어 먹을 때마다 종자 값이 나가고 있는 이 때,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인도의 경우 토종 목화씨를 없애려고 다국적 기업들이 무료 목화개량종(유전자 변형종자)을 배급했다가 점점 토종 목화씨를 찾는 농민들이 없어지자 그 때부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목화 종자 값을 올려서 받고 그 종자에 맞는 비료, 영양제, 농약을 독점화 시켜서 종자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 모든 것을 독점해서 사야하는 노예가 되어버리지 않았던가? 결국 농가부채로 자살하는 농민이 늘고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인도농민 스스로 찾은 길이 바로 토종씨앗을 지키는 일이었다. 그것은 인도의 농민을 살리는 일인 동시에 인도의 국민을 살리는 일이었다.
우리도 반드시 토종씨앗을 지켜내야 한다. 하루빨리 조사사업 및 토종씨앗 특허등록사업을 진행해야한다.  토종씨앗을 보유하고 있는 여성농민들은 매우 고령이고 만약 돌아가시면 지니고 있던 토종종자도 이름없이 사라져 갈 것이기 때문이다. 조변석개하는 기후 속에 식량의 위기는 점점 더 피부로 다가온다.
창녕에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토종씨앗 채취하는 법도 배웠고 어떻게 조사사업을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상했던 점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개방농정을 당론으로 하고 있는 새누리당 일색인 경남에서 토종씨앗 농사를 지으면 다른 직불금과 별개로 직불금을 더 얹어 주는 것이었다. 또 잘 관리된 농업자원관리원의 토종종자 채종포는 즐거운 볼거리였다. 골골마다 개량종과 비교해놓고 일년내 종류를 달리해 핀다는 토종 야생화와 야채, 식물까지 보니 내 마음도 개운해지고 뿌듯해졌다.
순창군 여성농민회도 마을을 방문해 토종씨앗을 조사하여 토종씨앗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들 대문 앞에 ‘토종종자 보유자’라는 팻말도 붙여드리고 우리 규모에 맞는 채종포도 운영하여 토종씨앗이 필요한 농민들에게 나누어 드릴 날이 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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