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73) 의미 있는 삶을 웃으며 살라, 잘 살아야 잘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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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73) 의미 있는 삶을 웃으며 살라, 잘 살아야 잘 죽는다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3.07.0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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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능행스님 저.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

냇가를 따라 뻗어있는 자전거 길 옆으로 키 큰 풀들이 아우성이다. 뜨거운 태양이 안아주는 데로 자라버린 탓이다. 호랑이 울음이 하늘 모퉁이에서 으르렁거리는 칠월은 장마가 시작되는 계절이기도하다. 그래서 칠월은 일 년 중 가장 짙푸른 자연의 무성함에 취해 있다가도 장대 같은 빗줄기를 뿌려 온 세상을 닫아버리는 막막함으로 밤을 만날 수 있게 한다. 가끔 그 적막함은 두렵기까지 하다. 
우리는 대부분 무성하게 자라는 풀처럼 어떻게 살 것인가에만 신경을 쓰고 살아간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어느 날 멈춰버린 종착역은 인생의 마지막 역인 죽음의 문이다. “누구나 때가되면 다 죽는 것이지, 사는 것도 힘겨운데 남들 다 죽는데 나도 그때 죽으면 되겠지. 나는 괜찮아. 뭐가 그리 심각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살아간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이러한 태도는 죽기 전까지만 통용될 뿐이고 죽는 순간을 경험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대부분 후회스러운 일로 전락한다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저자인 능행스님은 불치병과 말기 암 환자들을 돌보는 ‘정토마을’의 이사장이자 국내 최초의 호스피스 전문병원인 ‘정토마을 자재병원’의 이사장이다. 완치 가능성이 없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그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완화의료’와 같은 개념이 호스피스라고 한다. 이 책은 그가 천여 명이 넘는 죽음을 배웅하면서 느낀 소중한 경험을 통해 어떻게 하면 죽음 앞에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미소 지으며 멋진 마지막 이별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그의 지혜와 교훈이 들어있는 책이다.
그는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삶이나 30년 혹은 50년이 남은 삶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다. 몇 억 광년 저 우주의 시간으로 볼 때는 그런 날 들은 몇 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금 건강하다고, 젊다고 죽음이 머나먼 남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인간에게 가장 큰 일인 죽음의 준비는 닥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 자신의 삶속에서 늘 죽음을 생각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어서 좀 찜찜하지만 그래야만 의미 있는 삶으로 자신의 시간을 채워가게 된다는 것이다.
죽음 앞에 사람이 서게 되면 엄청난 두려움과 슬픔, 아쉬움과 외로움, 절망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삶과 죽음에 관한한 모든 이들의 교사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박사는 죽음에 이르는 5단계 반응은 ‘부정ㆍ분노ㆍ타협ㆍ우울ㆍ수용’이며 이것 들은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고 전후 단계를 여러 번 반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리서 준비하지 않으면 ‘죽음에 직면해서 자신에게 닥친 운명을 원망하고 분노했으며 한없이 겁에 질려 벌벌 떨게 된다’는 이야기의 다른 표현 들이다.
“우리 삶의 마지막 모습은 언제나 우리가 살아온 모습과 닮아있다. 어떻게 죽느냐 그것은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는 것이 그의 경험에서 우러난 커다란 교훈이다. 평소에 잘 웃던 사람은 웃고 죽었고, 의미 있고 감사하고 용서하고 욕심을 버린 사람은 편안하게 미소 지으며 삶의 끝을 장식했다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편안한 죽음이다. 죽음에 있어서 종교는 등대와 같은 존재가 되어 준다고 한다.
뻔한 거짓말을 하는 가운데 죽어가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작별할 시기를 놓쳐버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조금은 섭섭하지만, 아주 이별이지는 않도록 생의 마지막을 멋지게 보내려면 내 삶은 어떤지 지금 한번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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