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교육청 두란노열린아버지학교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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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교육청 두란노열린아버지학교 체험기
  • 남융희 기자
  • 승인 2013.07.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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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세우고 싶은 아버지

 

사람의 품과 향이 그리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는 외롭다. 물론 아버지만 외로운 것은 아닐 것이다.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사람 향이 그리운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무엇이 우리 가족들을 이렇게 외롭게 만들고, 가족관계를 위태롭게 만드는 것일까?’라는 의문 속에서 남편의 자리ㆍ아버지(가장)의 위치를 생각해 봤다. 가정에서의 아버지는, 가장은 어떤 자리이고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원했다.
때마침 전북도교육청(교육감 김승환)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세우는 아버지 학교’를 개설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도내 초ㆍ중ㆍ고등학교 학부모 가운데 80명의 아버지를 대상으로 실시한다는 소식이었다. 인터넷 접속과 함께 절차를 마치니 접수번호가 80번이었다. 턱걸이다. 늘 부족한 남편, 항상 바쁜 삶의 연속성에서 자녀들과 함께 하지 못했던 아버지인 내게 찾아온 기회.
바르게 살아가는 아들, 아내가 인정하는 좋은 남편, 아이들이 존중해주는 아버지로써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지난달 22일 시작한 교육은 지난 13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주 동안 계속됐다.
첫째 주, 아버지의 영향력을 주제로 결속하기ㆍ사랑하기ㆍ인도하기ㆍ파송하기를 배웠다. 아버지의 영향력은 긍정적ㆍ부정적 영향력의 두 측면이 있다. 가족은 또 다른 모습의 나이며, 선물은 물질이 아니라 기억되는 것이다. 가족에게 기억(추억)되는 선물의 중요성을 사례를 통해 배웠다.
아버지 학교는 매주 숙제가 있다. 첫 주 숙제는 아름다운 추억이나 불효했던 일, 화해하는 이야기 등을 담은 아버지에게 편지 쓰기와 출ㆍ퇴근 할 때 아내와 자녀 안아주기다. 아버지에게 편지쓰기는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아이들 넷을 양육하면서 나는 내 아버지에게 어떤 존재로 남아 있는가, 네 명의 자녀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가, 아버지를 위해 내가 한 일이 무엇인가 등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워졌다. 왠지 모를 서러움과 함께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둘째 주, 마음속에만 머물러 알던 사랑을 입으로 고백하고 표현할 때 나 자신의 가정과 가족은 놀라운 변화를 불러온다는 단순진리를 각인시키는 시간이었다. 숙제는 아름다웠던 추억, 제일 미안 했던 일, 앞으로의 결단, 바라고 싶은 소망 등을 담아 아내에게 편지 쓰기와 자녀가 사랑스런 이유 20가지 쓰기였다. 그러나 숙제를 할 수 없었다. 아내에게는 숨긴 채 직장 일을 핑계로 매주 순창에서 전주로 아버지학교에 다녔다. 사실을 얘기 했을 때 아내의 한마디. “말로만 잘하지 말고, 실제 행동으로 잘해”라며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아마 평생 이 충고를 기억하며 아내가 인정하는 남편, 아이들이 존중해주는 아버지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말이 아닌 실천으로.
셋째 주, ‘아버지의 사명’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버지의 사명은 자녀의 삶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지표가 되고 자부심이 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자녀 미래의 보장이 되는 것이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삶의 시작이요 그들이 돌아갈 품이다. 그러므로 아버지 된 우리들은 우리의 삶이 자녀들의 삶의 초점이 됨을 잊지 말고 아버지로서의 사명을 기쁨으로 감당해야 할 것이다. 아버지 학교의 마지막 숙제는 자녀에게 편지쓰기, 아내가 사랑스러운 20가지 쓰기, 아버지학교 오기 전의 삶과 이후의 깨달은 것ㆍ느낌, 변화된 모습, 결단 등을 담는 졸업논문이 그것이다.
넷째 주, 남ㆍ녀의 차이, 대화의 훈련, 대화의 규칙을 중심으로 ‘아버지와 가정’에 대해 부부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내에게 인정을 덜 받은 나는 동기부부들의 모습을 보며, 나의 부족함과 덜 됨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가족들과의 대화에서도 문명의 이기를 빼면 나눌 이야기가 없었다. 요즘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사람 향 풍기는 이야기 보다는 기계와 대화하고 기계문명에 몰입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물질적으로 풍부한 환경에서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생활하고 있지만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갈급함을 느끼며 어딘가에 기댈 곳을 찾는다. 그곳이 가정이어야 하고 가족이여야 할텐데.
4주간의 짧은 시간을 통해 많은 사례를 접하고 느끼며 배웠다고는 하나 단박에 변화된 삶을 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내가 내게 던진 “말로만 잘하지 말고, 실제 행동으로 잘해” 이 속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노력할 것이다.
아버지학교는 내게 새로운 삶을 위한 도전이 메시지를 심어주었다.
“아버지, 제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아버지 학교의 슬로건이다. 훗날 나는 아내와 4명의 아이들에게 좋은 남편ㆍ존경하는 아버지로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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