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땐가 산중 밭경치에
씨앗 하나가 나고 자라더니
결국 커다란 해바라기 꽃이 되었네.
얼마나 모진 비 바람에 온몸이 젖고
흔들림을 이기고자 했던지
강하고 탐스러움으로 크게 자랐네.
해바라기는 뿌리내린 그곳에서
홀로 어둠을 견디는 지혜를 알았다네.
세상만상이 자신의 존재를 다 어둠에
맡기고 색도 모양도 소리도 어둠에
감추었을 때도 해바라기는 똘똘 뭉친
식구들을 얼굴 속에 넣고 제자리서 눈을 감고
조용히 고개 숙여 어둠을 보지 않았네.
해바라기는 강한 신념으로 해가 오는
동녘 새벽을 기다린다네.
기나긴 어둠속에도 새벽의 기운은
해바라기의 신념을 막을 수 없어
동녘으로 부르니 어느새 어둠도
모르는 사이에 커다란 얼굴이
새벽 쪽으로 돌아서고 말았네.
해야 솟아라 밝은 해야 솟아라
내 너를 기다렸느니
어둠은 싫고
밝은 백주의 햇님만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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