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떽(22)/ 사람으로 부~자 되는 싱글벙글 서울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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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22)/ 사람으로 부~자 되는 싱글벙글 서울떽!
  • 황호숙 황홀한농부
  • 승인 2013.08.09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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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떽네 오지게 사는 이야그 22

담쟁이                   -도종환 지음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워메! 서울 시청앞에서건 부산에서건 광주, 순창까정도 무수한 담쟁이 잎들이 손 꽉 부여잡고 절망을 덮고 결국 그 벽을 넘어가고 있네요.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항시 울 국민들은 잘못된 사회를 바꾸어냈구만요. 고놈의 쓰잘데기 없어진 티브이 뉴스들에선 보여주진 않아도 사랑과 감기와 촛불은 숨길래도 숨길수가 없는 것처럼 다~아 드러나 부런당께요. 촛불들이 모여 횃불이 되고 횃불이 들불로 되는 대단한 저력이제라.
워쨌거나 시방 지가 쓰려고 허는 것은 결혼한 지 2년 만에 할머니가 된 아조 기맥힌 이야그를 해볼까 혀라. 지가 중핵교 졸업하고 군대 간 3년 말고는 순창을 떠나본 적도 없이 부모님 모시고 산 효자 막둥이 허고 결혼했다고 말했지라잉. 고 순진함에 홀라당 빠져버렸다고 안 그럽뎌. 그 막둥이가 7남매의 막둥인디 시상에나 울 시숙님과 19살 나이 차이가 나드랑게요. 호랭이 담배 피던 시절 같음사 아들뻘 아니겄어라. 손윗 시누이가 네명이나 포진해 있고 두 살 위인 시숙이 결혼 안허고 계셨제요. 연애할 때야 콩깍지 씌워서 이런저런 상황이 눈에 들어왔겄어요. 거기에다가 구림 전역에 깐깐하기로 유명하셨던 시아버님과 욕쟁이 시어머님의 명성도 익히 알았었제만(머슴살고 쥐뿔났다고 혼자 고추농사 지으면서 한 동네에서 일년 넘게 함께 살았응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제라. 놉(일꾼) 많이 쓰고 제사 많은 집에다가 마을 안으로 모르는 사람이 오면 유생원네 손님이라고 귀신같이 알아맞힐 정도로 손님들 많기로 유명했거든요. 다 지가 할 일이기 보단 시어머님이 허시겄제 믿었던 똥배짱이제라. 시방은 지 딸들이 절 닮아서 무모허게 돌진헐까봐 무섭거들랑요.

워쨌든 결혼 전부터 수많은 조카들이 막둥이 외삼촌을 좋아해서 얼굴 비비면서 놀고 함께 토깽이 잡으러 다니고 오토바이 태워주고 험서 죽고 못살았어라. 오죽하믄 결혼한 그해 겨울 조카들이 몽땅 외갓집으로 합숙을 와서 신혼부부 사이에 끼어서 몇날 며칠 잠을 잤당께요. 항시 그 야그 허면서 지금도 웃는당께요.
기중 제일 큰조카가 지랑 6살 층하가 나는디 이듬해 봄에 결혼을 해부렀어라. 글구 그 다음 해 지헌티 떡두꺼비 같은 손주를 앵겨 주더니 줄줄이 시집 장가를 가면서 지는 죽어라고 할머니가 되어 갔제라. 호랭이가 물어가게 장난꾸러기인 조카들이 꼭 우리집에만 오믄 즈그 아들 딸들헌티 정중하게 인사를 시킵니다. 쬐끄만 아이들이 차마 할머니란 호칭을 못하고 안절부절허면 어른들은 킥킥킥 거린당께요. 요렇게 이삐고 젊은 할무니가 어딨겄어라. 고럼요. 애들 눈이 정확하제요. 그래서 밖에서는 절대로 호칭을 못 부르게 헙니다.

이번 7월 말에 우리집에 7남매의 식구들이 모두 모였었제라. 조카들과 조카사우들, 조카 며느리, 글구 시숙님과 형님들꺼정 어른만 35명이고 갓난쟁이 아이까정 아이들이 15명 정도가 되더랑게요. 수영장을 비롯해서 옛날 씨나락 담던 큰 대야들도 총 출동되고 수도꼭지마다 호스가 연결되어 물놀이 삼매경에 빠졌제라. 텐트들이 감나무 밑마다 설치되는디 워메! 소도 잡아먹을 기세더라구요. 삼겹살 20근에 오리 세 마리, 토종닭 4마리, 매운 닭발과 닭똥집 8키로, 옥수수 90자루, 쐬주 4상자 반, 맥주는 대충 6상자. 블루베리를 살살살 깔은 막걸리떡도 엄청나게 했구요. 사둔어른이 잡아주신 다슬기국, 도리뱅뱅이까정 1박 2일 동안 지대로 웃고 이야그허고 먹고 마시고 했구만요. 덩치도 큰 조카사우들 왈 “요렇게 순창에서 토종닭 먹고 난 국물에 무 넣어서 끓인 이 국물을 밤새 마시지 않으면 일년을 버티기가 힘들당게요, 숭모님” 워쪄겄어라. 지 음식들이 끝내준다는디 넘어가줘야제. 일년에 한두번씩은 7남매 직계 가족들이 모두 모일 것 같은디 아마도 울 시부모님 저그 산위에서 웃고 계실꺼구만이요. “앗따! 김치도 젓가락으로 담던 저것이 인제 손님치레도 제법 하네 잉!” 그래선지 휴가 내내 서울떽네 손님은 끝이 없구만이라. 사람으로 부~자 되고 있는 서울떽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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